파주 광역소각장 사실상 백지화…고양시 폐기물 처리 '발등의 불'
700톤 광역소각장 대신 파주 물량 400톤만 처리
직매립 금지 속 고양시, 김포·양주 등 대안 다시 검토
- 박대준 기자
(고양=뉴스1) 박대준 기자 = 경기 파주시가 환경부의 권고로 그동안 유력하게 검토해 온 '광역소각장' 건립 계획을 사실상 백지화하고 단독 소각장 신설로 방향을 틀었다. 이에 따라 파주 등 인접 지자체와의 광역화 협의를 통해 쓰레기 처리 문제의 돌파구를 찾고자 했던 고양시의 폐기물 행정에 비상이 걸렸다.
24일 파주시에 따르면 손배찬 파주시장은 최근 관련 부서에 타 지자체 폐기물을 반입하지 않고 파주시에서 발생하는 생활폐기물만 처리하는 단독 소각장 신설을 추진할 것을 지시했다.
파주시는 그동안 기존 낙하리 소각장이 있는 탄현면 일대에 하루 700톤 규모의 광역소각장 건립 방안을 검토해 왔다.
하루 처리물량은 파주시 폐기물 400톤과 고양시 폐기물 300톤을 합친 규모다. 파주시의 기존 계획에도 광역시설은 하루 700톤, 단독시설은 400톤 규모로 각각 검토됐다.
광역소각장은 여러 지자체가 함께 사용할 경우 단독시설보다 국비 지원 비율이 높아 건립비와 운영비 부담을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고양시 등 다른 지역에서 발생한 쓰레기까지 파주로 반입하는 데 대한 주민 반발이 이어지면서 논란이 계속됐다.
결국 민선 9기 출범 이후 파주시는 하루 400톤 규모의 단독 소각장을 짓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고양시 폐기물을 반입하는 광역화 방안에서는 사실상 발을 뺀 셈이다.
파주시의 방침 전환으로 고민이 커진 곳은 인접한 고양시다.
고양시는 당초 하루 630톤 규모의 자체 소각장 건립을 추진했지만 후보지 선정 과정에서 주민 반발이 거세지면서 사업 추진에 난항을 겪었다.
여기에 올해부터 수도권 지역에서 종량제봉투에 담긴 생활폐기물을 소각이나 재활용 과정 없이 수도권매립지에 그대로 묻는 직매립이 금지되면서 안정적인 소각시설 확보가 더욱 시급해졌다.
고양시는 그동안 자체 시설을 새로 짓는 대신 파주·김포 등 인접 지자체와 소각시설을 공동으로 사용하는 광역화 방안을 유력한 대안으로 검토해 왔다.
부지 확보가 쉽지 않고 소각장 입지를 둘러싼 주민 반발도 큰 상황에서 건립비와 운영비를 분담해 인접 지자체 시설에서 폐기물을 처리하는 방안이 현실적인 선택지로 꼽혔기 때문이다.
그러나 파주시가 광역소각장 계획에서 사실상 이탈하면서 고양시는 대체 방안을 다시 찾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고양시는 파주시의 방침 전환 이후 경기도 관련 부서와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남은 선택지도 녹록지 않다. 김포시 역시 광역소각장 건립을 검토하고 있지만 농지 전용 등 행정절차와 지역 주민 반발이 변수로 남아 있어 사업 추진 여부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렇다고 고양시가 자체 소각장 건립 절차를 당장 다시 시작하기도 쉽지 않다.
입지 선정부터 주민 의견 수렴, 환경영향평가, 설계와 공사를 거쳐 실제 가동까지 통상 수년이 필요한 데다 민경선 고양시장도 인접 지자체와의 광역처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양시는 우선 김포와의 협의를 이어가는 한편 양주시 등 다른 인접 지자체와의 광역화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고양시 관계자는 "현재 김포시가 광역소각장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김포에서도 주민 반발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인근 양주시와의 협의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로 소각시설 확보의 시간표는 이미 시작됐지만, 고양시가 검토했던 광역처리 선택지는 오히려 하나 줄었다. 파주시의 단독 소각장 전환으로 고양시가 안정적인 폐기물 처리시설을 어디에서, 어떤 방식으로 확보할지를 다시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dj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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