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마약 좀비' 30대 남성 4시간 조사…"몸에 힘이 없어서" 부인
- 김기현 기자

(수원=뉴스1) 김기현 기자 = 길거리에서 이른바 '좀비 마약'을 투약한 듯한 모습이 담긴 영상으로 논란이 일었던 30대 남성이 경찰에 소환돼 4시간가량 조사를 받았다.
경기 수원권선경찰서는 20일 오후 2시부터 오후 6시까지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를 받는 A 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고 밝혔다.
A 씨는 지난 6월 21일 낮 12시 30분께 수원시 권선구 한 아파트 단지 버스정류장 인근에서 필로폰을 투약한 상태로 배회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한 목격자는 A 씨 모습을 영상으로 촬영해 SNS에 게시했다.
이 영상에는 A 씨가 등을 굽힌 상태로 양팔을 축 늘어뜨린 채 좌우로 조금씩 비틀거리는 모습이 담겼다.
특히 해당 영상은 최근 미국과 호주 등 해외에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펜타닐 좀비'를 연상케 해 온라인상에 빠르게 유포됐다.
자체적으로 사건을 인지한 경찰은 같은 달 23일 오전 7시께부터 폐쇄회로(CC)TV 영상 분석 등 조사에 나서 오전 10시 30분께 현장 부근에서 A 씨를 발견했다.
이어 A 씨를 상대로 마약 간이 검사를 진행했고, 필로폰 양성 반응이 나타나자 긴급 체포했다. 그의 소지품 중 필로폰이나 펜타닐 등 마약류는 없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하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 1차 예비 감정과 소변 정밀 감정에서는 잇따라 음성 결과가 나오자 경찰은 A 씨를 불구속 검출로 보강 수사를 이어 왔다.
수사 전환점은 모발 정밀 감정 결과였다. 경찰은 최근 국과수로부터 A 씨 모발에서 마약류 양성 반응이 확인됐다는 감정 결과를 전달받았다.
경찰은 A 씨 주거지 압수수색과 휴대전화 포렌식을 통해서도 마약류 투약을 의심할 만한 정황을 추가로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모발 감정에서 마약류가 검출됐다는 사실만으로 영상이 촬영된 당시 투약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모발은 성장 과정에 따라 과거 수개월간 투약 여부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변 검사는 비교적 최근 투약 여부를 확인하는 데 활용되는 만큼 경찰은 영상 속 행동과 실제 투약 시점 사이의 연관성을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영상 촬영 당시 상황에 대해 "몸에 힘이 없어서 그런 자세를 취했다", "스트레칭하고 있었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의 진술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날 조사에서 영상 촬영 당시 A 씨 행적과 약물 투약 여부, 마약류 입수 및 투약 경위 등을 집중적으로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경찰은 모발 감정 결과와 압수수색·휴대전화 포렌식에서 확보한 정황, A 씨 진술 등을 종합해 혐의 입증 여부를 판단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영상이 촬영된 시점의 투약 여부를 가리기 위해서는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며 "여러 증거와 피의자 진술을 종합해 전반적인 투약 경위를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A 씨 혐의가 구체적으로 확인되면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kk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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