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본 만들어 증언 연습"…'남양주 보복살인' 김훈, 피해자 지인 회유

"살인사건 재판 때 유리…갑자기 정신과 다니기 시작"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뉴스1

(남양주=뉴스1) 양희문 기자 = '남양주 스토킹 보복살인 사건' 피고인 김훈(44)이 상해·스토킹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피해자 주변인을 회유·강요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김국식)는 18일 오후 4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살인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훈의 2차 공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는 김훈과 피해자 A 씨(20대·여)의 지인 2명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증인 B 씨는 김훈, A 씨와 여러 차례 함께 술을 마셨던 인물이다.

그는 "A 씨가 김훈을 상해·스토킹 혐의로 고소했는데, 김훈이 재판에 갈 상황을 대비해 자신에게 유리한 증언을 해 달라고 요구했다"며 "차 조수석에 안쳐 대본을 만들어주고는 연습시키기도 했다"고 진술했다.

이어 "김훈의 부탁으로 A 씨를 만나 고소를 취하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A 씨를 만난다고 하니 김훈은 음성녹음기를 넣은 인형을 준 뒤 대화를 녹음하게 했다. 심지어 A 씨 차량에 GPS를 부착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B 씨는 김훈의 말을 듣지 않을 경우 싫은 소리를 듣거나 주소, 이름, 학교 등 자신의 인적사항을 공개할 수 있다는 두려움에 지시를 따랐다고 했다.

또 김훈이 계획적으로 범행을 준비했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김훈이 살인하기 얼마 전부터 정신과를 다니기 시작했다. 그때 김훈이 '살인사건 재판받을 때 정신과 질환이 있다고 말하면 된다'고 했다"며 "미리 연탄과 번개탄도 준비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계획적으로 살인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스토킹 해오던 20대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김훈 씨(44·남)의 신상정보가 공개됐다. 경기북부경찰청은 19일 오전 산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경기북부경찰청 누리집에 김 씨의 얼굴, 성명, 나이 등의 신상정보를 공개했다. 김 씨는 지난 14일 오전 경기 남양주시 오남읍의 한 도로에서 과거 교제했던 A 씨(20대·여)를 스토킹 끝에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경기북부경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3.19 ⓒ 뉴스1

또 다른 증인 C 씨도 김훈의 회유와 강요가 있었다고 진술했다.

C 씨는 "김훈이 '피해자를 만나 고소를 취하하게 해 달라. 휴대전화 녹음은 걸릴 위험이 높으니 인형에 음성녹음기를 달아주겠다'고 말했다"며 "김훈의 요구대로 피해자를 만나 상황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시 피해자는 '무서워서 숨어 지내고 있다. 일도 제대로 못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며 "피해자에게 현재 녹음되고 있으니 다른 방에서 이야기하자고 한 뒤 차량에 GPS가 부착된 사실을 전해줬다"고 밝혔다.

김훈은 지난 3월 14일 오전 8시 57분께 경기 남양주시 오납읍 팔현리 한 도로에서 A 씨를 흉기로 14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훈은 A 씨가 스토킹과 상해 혐의로 자신을 고소하자, 보복 목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A 씨 차에 GPS를 부착하고, 사전에 범행 장소와 동선을 짜는 등 계획적으로 범행을 준비했다.

다음 재판은 다음 달 8일 열릴 예정이다.

yhm9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