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꾼들의 로망 '불수사도북'…46㎞ 무박 종주[르포]
불암산·수락산·사패산·도봉산·북한산
- 이상휼 기자
(경기=뉴스1) 이상휼 기자 = 광복절을 맞아 '불수사도북' 종주 산행을 다녀왔다. 이는 서울·의정부·고양·남양주·양주 일대에 걸쳐 있는 불암산·수락산·사패산·도봉산·북한산을 한꺼번에 종주(강북 5산 종주)하는 산행을 일컫는다.
이 코스에서는 암릉·급경사·숲길·흙길·데크와 계단 등 거의 모든 지형을 경험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접근성이 가장 훌륭하다.
지난 14일 오후 11시께 불암산 백세문에서 본격 산행을 시작해 다음날인 15일 오후 6시가 넘어 북한산 족두리봉을 하산해 종료했다. 휴식시간까지 포함해 19시간 남짓 걸린 셈이다.
산행 중 무수히 많은 태극기를 만났다. 불암산 정상, 수락산 주봉, 북한산 백운대에는 '태극기' 게양돼 있다. 또 광복절을 기념해 태극기를 달고 산행하거나, 태극기가 그려진 옷을 입고 5산 종주에 나선 산객들이 많았다. 비 예보가 있었지만 예상보다 많은 이들이 불수사도북에 도전했다.
야경 맛집인 불암산 정상에서 한숨 돌리고 덕릉고개를 통과해 수락산에서는 도솔봉·주봉·도정봉을 지난다. 깊은 밤중임에도 수락산 정상과 도정봉에서는 대여섯명 이상의 산객들을 마주칠 수 있었다. 수락산에서 내려오면 의정부 시내 구간을 걸어야 하는데 이때 음식 보급을 든든히 해야 한다.
사패산부터는 북한산국립공원이라 오전 4시부터 입산할 수 있다. 이른 아침 사패산 정상부에는 부지런한 산객들이 많았다. 통나무 의자에 누워 30여 분 눈을 붙였더이 생겼다. 사패산에서 오봉과 포대능선을 거쳐 도봉산 신선대까지 가는 길에서 펼쳐지는 능선 풍경은 환상적이었다. 소낙비가 쏟아져 바윗길이 미끄러워 각별히 조심해야 했다.
이렇게 도봉산까지 4개 산을 마무리하고 우이암에서 우이동으로 하산하면 점심 무렵이다. 북한산우이역 일대는 오랜 노포들이 즐비해 방전된 체력을 충전하기에 좋다. 한상 거하게 먹고 나면 귀가하고 싶어지는데 이것을 일컫어 이른바 '불수사도망'이라고 한다.
북한산 종주 구간이 압도적으로 힘들다. 이때 영봉을 거쳐 오르는 이른바 정통 코스를 가느냐, 우이동에서 그대로 백운대로 오르느냐 갈등이 생기는데 일행과 논의한 결과 타협하고 우이동에서 올랐다. 백운대까지 올랐다가 북한산성으로 하산하는 '불수사도백'까지만 하자는 방안도 논의했으나 더 이상의 타협은 하지 않고 불광역까지 종주하기로 했다.
백운대 가는 길에서는 수십 명의 외국인 등산객들을 마주쳤다. 북한산이 외국인들에게 인기 있는 관광코스라더니 과언이 아니었다. 곧 불수사도북에 도전하는 외국인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용암문·대동문·보국문·대남문·문수봉·승가봉·비봉·향로봉을 거쳐 족두리봉에서 도심으로 가면 종주가 종료된다. 향로봉에서 보는 족두리봉의 자태는 매우 웅장했고, 그 뒤로 서울 도심과 기묘한 조화를 이뤄 환상적인 풍광이었다. 다만 족두리봉으로 가는 암릉길은 '끝판 보스' 급으로 힘든 구간이었다. 총 거리는 약 46㎞, 누적상승 3740m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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