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입모아 "교통부터"…'2.1만호' 신규택지 남양주 와부읍 가보니
30여년간 발목 잡은 그린벨트 해제에 재산권 행사 등 기대감
"'강남권 출퇴근' 교통망 확충 필요"…남양주 '선교통 후입주' 총력
- 양희문 기자
(남양주=뉴스1) 양희문 기자 = 정부가 경기 남양주시 와부읍 일대에 2만 1700가구 규모의 신규 택지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하자 일대 주민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산, 왕숙, 진접 등 인접 지역의 신도시 개발을 바라보며 입맛만 다셔야 했던 와부읍 주민들은 수십년간 발목을 잡아 온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로 본격적인 재산권 행사가 가능해 질 것이라며 반색했다.
다만 주택 공급에 앞서 광역교통망 개선 등 교통 여건부터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많았다. 남양주시 역시 신규 택지를 교통과 산업, 생활기반을 갖추 자족도시로 조성하기 위해 '선교통 후입주'를 핵심 원칙으로 제시하고 교통대책 마련에 힘을 쏟겠다고 했다.
국토교통부는 13일 서울 강서구 염창동과 경기 남양주시 와부읍, 광주시 장지동 일원에 총 2만 7000가구를 공급하는 '주택 신속공급 방안'을 발표했다.
특히 와부읍 도곡리 일원 228만㎡에 전체 공급 물량의 80%가량인 2만 1700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일명 '덕소'로 불리는 와부읍은 1990년대 택지개발로 형성됐지만, 30여년간 대규모 개발사업이 이뤄지지 않았다. 대부분 지역이 그린벨트로 묶인 탓에 개발 계획을 세우기조차 어려웠다.
정부는 경의중앙선 도심역과 인접한 입지를 활용, 자족형 첨단도시와 농생명 바이오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주민들은 대체로 반기는 분위기다.
공인중개사 박금서 씨는 "다산신도시 등 다른 지역이 개발될 때 이곳은 낙후되고 있었다"며 "2만 호 넘는 주택이 공급되면 그에 맞춰 기반시설도 확충되지 않겠느냐. 당연히 호재"라고 말했다.
주민 김정민 씨(75·여)는 "주변을 보면 알겠지만 아파트는 낡았고, 도로는 좁고, 사람들은 늙었다"며 "그린벨트 해제와 택지개발이 이뤄지면 도로 등 교통 인프라가 개선되고 도심도 활력을 찾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A 씨(60대·여)는 "그린벨트 내 밭 300평이 있는데 그동안 팔지도, 개발하지도 못해 어쩔 수 없이 농사만 짓고 있었다"며 "토지보상이 어느 정도 수준으로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적절한 값을 받고 팔게 된다면 다행"이라고 했다.
과제도 있다. 출퇴근 시간마다 극심한 교통난을 겪는 와부읍 일대 주민들은 입을 모아 광역교통망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공인중개업소를 운영하는 배복실 씨는 "이곳 주민 대부분이 미사대교를 건너 서울 강남권으로 출퇴근하는데, 교통 확충 없이 2만 호가 넘는 주택만 공급되면 상황은 불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이어 "주택을 공급하기 전 도로를 확충하고 지하철 3호선을 덕소까지 연장하는 등의 실질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주민들에 따르면 와부읍에서 서울 잠실까지 차량으로 평소 15~20분가량 소요되지만, 출퇴근 시간대엔 40분 이상 걸리기도 한다.
주민들은 경의중앙선만으론 출퇴근 시간대 혼잡도를 낮추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상현 씨(33)는 "단순 주택 공급으로만 끝내면 안 된다. 도로 신설, 전철 연장 등 교통 대책이 선행돼야 한다"고 했다.
주변 지역 집값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위기다. 15년째 와부읍에서 공인중개업소를 하는 B 씨는 "주택 공급 계획만 있고, 교통 대책은 나온 게 없다"며 "교통 호재가 없는 상태에서 집값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했다.
공인중개사 C 씨는 "지난달 인근 구리가 규제지역으로 지정됐을 때 다산이나 별내는 집값이 올랐는데 그 이유는 강남권과 연결된 8호선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반면 철도 노선이 빈약한 덕소는 당시 호가가 1000만~2000만 원 오른 수준에 그쳤다"고 전했다.
전문가 역시 대규모 주택 공급에 따라 교통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봤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주택 공급 계획이 나왔으니 교통 관련 대안도 나올 것으로 본다"며 "도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교통 여건도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양주시도 교통 대책 마련에 주력하겠다는 각오다. 최현덕 시장은 "2만 1700호 규모의 공공주택지구가 조성되는 만큼 시민들이 교통 문제를 우려하지 않도록 선제적인 광역교통 대책 마련을 위해 국토교통부, LH와 적극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yhm9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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