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재정난, 중앙집중 구조가 문제…해법은 재정분권"
재정혁신TF, 지방세 확충·보통교부세 산식 개편 등 정책 제안
"지출 구조조정만으론 한계"…국고보조사업·조정교부금도 손질
- 최대호 기자
(수원=뉴스1) 최대호 기자 = 경기도가 재정난의 근본 원인으로 부동산 경기에 민감한 취득세 중심의 세입 구조와 중앙정부에 집중된 재정 권한을 지목하고 지방재정 체계 전반의 개혁을 촉구했다.
단순히 예산을 줄이는 방식의 지출 구조조정만으로는 재정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지방세를 확충해 자주재원을 늘리고 지방교부세와 조정교부금 등 재정조정제도를 손질하는 한편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재정 권한을 재배분해야 한다는 게 핵심이다.
경기도 재정혁신TF(위원장 이소영 국회의원·공동 위원장 조임곤 경기대 교수)는 12일 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지방재정분권 실현 종합 정책제안'을 발표했다.
TF는 우선 경기도의 세입 구조 자체가 경기 변동에 취약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지방세 가운데 취득세 의존도가 높은 구조가 문제로 꼽혔다. 부동산 거래가 활발할 때는 세수가 늘지만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면 취득세 수입도 급격히 감소해 재정의 안정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취득세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지방세를 확충해 자주재원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세입 구조를 개편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법인지방소득세를 포함한 지방세 제도 전반을 손질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재정 권한에 비해 지방정부가 떠안은 행정 수요가 지나치게 크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복지와 교통, 기후위기 대응 등 지방정부의 역할은 갈수록 확대되고 있지만 주요 재원을 결정하고 배분하는 권한은 여전히 중앙정부에 집중돼 있다는 판단이다.
TF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재정 권한을 재배분하고 지방정부가 주민 생활과 관련된 정책을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질 수 있도록 재정분권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재정 조정제도 개편도 해법으로 제시했다. 조정교부금 제도를 개선하고 보통교부세 산식을 개편해 지방정부의 재정 여건과 행정 수요가 재정 배분에 보다 충실하게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고 중앙정부에 건의했다.
수도권 광역교통망이나 산업 기반시설처럼 개별 지자체가 단독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초광역 행정 수요도 현재의 재정 배분 체계에 반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출 구조에 대한 개혁 방안도 담겼다. 성과 중심의 예산편성 체계를 구축하고 국고보조사업과 지방비 매칭사업의 구조를 재검토해 지방정부의 재정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신규 사업의 경우 단순한 사업비뿐 아니라 향후 발생할 총재정 부담까지 함께 관리하고 재정투자사업 평가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재정 건전성을 상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도 제시했다. 기금·채무·회계를 연계한 통합 재정관리 체계를 마련하고 재정위험을 조기에 파악할 수 있는 '재정위험 조기경보 시스템'을 도입하자는 것이다.
TF는 이번 제안이 경기도의 단기적인 재정난을 넘어 지방재정 구조 자체를 바꾸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임곤 공동위원장은 "지방재정이 직면한 과제는 단순한 예산 부족이 아니라 중앙과 지방 간 재정 권한 배분의 문제"라며 "경기도만을 위한 처방이 아니라 대한민국 지방재정 체계 전반의 혁신 방향을 담았다"고 말했다.
조성환 TF 총괄간사도 "지방정부가 주민 삶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고 책임질 수 있도록 재정 권한과 책임을 함께 강화해야 한다"며 "지방자치의 완성은 재정분권"이라고 강조했다.
재정혁신TF는 민선 9기 출범 직후인 지난달 1일 활동을 시작해 40여일간 12차례 이상 공식회의를 진행했다. 경기도 실·국의 재정 현황과 제도적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전문가 토론과 자문을 거쳐 145건의 정책자료를 생산했다.
TF는 이번 정책제안을 도지사에게 건의하고 법 개정이 필요한 과제는 국회와 중앙정부에도 전달할 예정이다. 다만 지방세법 등 관련 법률 개정과 중앙정부의 재정 배분 체계 개편이 필요한 사안이 적지 않아 실제 제도화까지는 국회와 정부의 협의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sun070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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