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산업 키울수록 부담·빚 늘어…'부자 경기도'는 착시"
보통교부세 제외·산업 성장 비용 부담…"현실 맞게 개편해야"
- 최대호 기자
(수원=뉴스1) 최대호 기자 =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경기도 재정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며 지방재정 제도 개편을 촉구했다.
추 지사는 9일 페이스북에 올린 '경기도 부자 착시현상의 원인, 이중 모순에 갇힌 경기도 재정'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경기도가 특별히 더 달라는 이야기가 전혀 아니다"며 "현실에 맞게 지방재정의 틀을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추 지사는 경기도가 전국에서 손꼽히는 산업·경제 규모를 갖추고도 보통교부세를 받지 못하는 현행 지방재정 구조를 문제로 지적했다.
그는 "대한민국 산업이 성장해 기업 이익과 법인세 등 국세가 늘어나면 내국세의 19.24%가 지방교부세 재원으로 활용된다"며 "내국세가 10조원 더 걷히면 약 1조9000억원, 20조원이 더 걷히면 약 3조8000억원의 지방교부세 재원이 추가로 생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기도는 보통교부세 불교부단체여서 이 같은 재원 증가의 혜택을 받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추 지사는 소방공무원 인건비를 대표적인 사례로 들었다. 2026년 7월 기준 전국 시도 소방공무원 정원은 약 6만7000명이며 이 가운데 도 소방인력은 약 1만1000명으로 17%가량을 차지한다. 국가직으로 전환된 소방공무원 인건비 가운데 약 1조1000억원을 경기도가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통교부세를 받는 다른 지방정부는 부족한 재정을 교부세로 일정 부분 보전받을 수 있지만, 경기도는 그렇지 못하다는 게 추 지사의 설명이다.
여기에 도가 약 4000억원 규모의 지역상생발전기금을 다른 시도에 출연해야 하는 점도 재정 부담으로 꼽았다.
추 지사는 이 같은 문제가 산업 성장 과정에서 더욱 두드러진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등 경기도의 주력 산업이 성장해 기업 소득과 지역내총생산(GRDP)이 크게 늘어나더라도 기업이 내는 법인세는 국세로 귀속돼, 도 세입이 직접 늘어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반면 산업이 성장할수록 경기도가 부담해야 할 행정·재정 수요는 커진다고 지적했다.
반도체 공장 등 대규모 산업시설이 들어서면 도로와 용수 등 기반 시설을 확충하고 교통·환경 문제에 대응해야 한다. 인구와 산업시설이 늘어나면 화재·구조·구급 등 소방·안전 수요도 함께 증가한다.
추 지사는 "경기도에서 산업을 키우고, 그 산업을 뒷받침하는 기반 시설도 만들고, 늘어난 인구와 산업시설을 지키는 소방비용도 경기도가 부담한다"며 "그런데 기업이 성장해 늘어난 세수는 도에 돌아오지 않고, 그 세수로 늘어난 보통교부세도 돌아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무리 산업 기반을 닦고 일자리를 만드는 노력을 할수록 더 부담이 늘고 빚이 느는 이중 모순에 허우적거리는 경기도"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등 산업 경쟁력이 경기도의 재정 여건이 좋은 것처럼 보이게 하는 '부자 착시'를 낳고 있다고 강조했다.
추 지사는 "반도체 특수로 경기도가 부자라는 착시현상이 생기는 이유"라며 "진짜 빈껍데기 부자요, 외화내빈"이라고 표현했다.
현행 지방재정 제도가 변화한 산업·인구 구조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내놨다.
추 지사는 "대한민국의 산업구조도, 인구구조도, 지방정부가 감당해야 할 역할도 완전히 달라졌다"며 "그런데 지방재정제도만 과거의 기준에 머물러 있다"고 했다.
이어 "기업을 유치하고 일자리를 늘리고 산업기반을 닦았어도 경기도 주요 세원은 여전히 부동산 거래에 좌우되는 취득세"라며 "기업과 산업은 외면하고 취득세, 담뱃세 받기 위해 계속 개발제한구역을 허물고 땅 팔고 담배 소비 많이 하라고 빌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추 지사는 지방정부가 실제 부담하는 행정 수요에 맞춰 재원을 배분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편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이제는 현실에 맞게 지방재정의 틀을 바꿔야 한다"며 "부담이 있는 곳에 재원이 따라가야 한다. 광역 지방 사무를 할 수 있는 당연한 재원을 인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추 지사는 지난 5일 경기도 재정 상황을 '비상 상황'으로 공식 선언하고 업무추진비 삭감과 낭비성 예산 차단, 조직·사업 재정비 등을 통한 재정 정상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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