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만나요" 여성인 척 성매매 미끼…랜덤채팅 사기로 27억 챙겼다
랜덤채팅 특별회원 2000여 명 동원한 운영진 등 5명 송치
여성 행세 아르바이트생 모집해 유료 포인트 결제 유도
- 유재규 기자
(수원=뉴스1) 유재규 기자 = 스마트폰 랜덤채팅 앱에서 여성으로 가장해 성매매가 가능한 것처럼 접근한 뒤 유료 포인트 결제를 유도하는 수법으로 약 27억 원을 챙긴 운영진 일당이 검찰에 넘겨졌다. 이들은 약 2000명의 '특별회원'을 모집·관리하며 앱 가입자 수천 명을 상대로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남부경찰청 범죄예방질서계는 사기와 성매매알선등처벌법 위반 혐의로 운영진 A 씨(52)와 모집책 B 씨(51) 등 5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30일 밝혔다.
A 씨 등은 2024년 1월부터 올해 2월까지 서울에 사무실을 두고 랜덤채팅 앱 가입자들에게 성매매를 알선해 줄 것처럼 속여 유료 대화 서비스에 필요한 포인트를 결제하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광고를 통해 아르바이트생을 모집한 뒤 '특별회원' 또는 '채터'(Chatter)로 활동하게 했다.
특별회원들은 운영진의 지시에 따라 여성으로 행세하며 남성 회원들에게 접근했다. 성매매나 성매매 알선이 가능한 것처럼 대화를 이어가며 유료 포인트 결제를 유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앱의 대화방은 장시간 이용하지 않거나 특별회원이 방을 나가면 사라지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대화를 계속하려는 남성 회원들은 포인트를 반복해서 결제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지난해 7월 성매매 알선 혐의로 붙잡힌 또 다른 채팅앱 운영자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관련 진술을 확보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약 10개월간 수사를 벌인 경찰은 지난 3월부터 A 씨 일당을 차례로 검거했다. 이들이 모집·관리한 특별회원은 2000명이 넘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A 씨 일당이 특별회원 운영 방식으로 벌어들인 수익은 약 27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앱에서는 현금 100원으로 90포인트를 살 수 있었다.
검찰에 넘겨진 5명은 서로 채권·채무 관계이거나 과거 함께 일했던 사이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성매매가 만연한 사실을 알고도 적극적으로 차단하지 않은 랜덤채팅 앱 운영자에게 성매매 방조 혐의를 적용한 전국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유사 랜덤채팅 앱 업계에도 경각심을 줄 수 있는 사례"라며 "해당 앱에 대해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에 심의를 요청하고 다른 랜덤채팅 앱으로도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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