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정지 3개월에도 급여는 그대로…지자체장만의 '출마 특권'

출마에 따른 감액 규정 없어 기본 연봉·수당 대부분 정상 지급
고양시민단체 "행정 공백은 주민 몫…현직에게만 주어진 특혜"

고양시청 정문.

(고양=뉴스1) 박대준 기자 = 지방선거 출마로 지방자치단체장의 직무와 권한이 정지돼도 급여는 대부분 정상 지급되는 현행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선거운동이라는 개인적 정치활동으로 행정 공백이 발생하는데도 혈세로 보수를 지급하는 것은 불합리한 특혜라는 지적이다.

19일 경기 고양지역 시민사회단체 등에 따르면 고양시민회는 최근 성명을 내고 직무가 정지된 지자체장에 대한 급여 지급 규정을 개정해 달라고 국회와 정부에 촉구했다.

고양시민회는 "선거운동이라는 '개인적 정치활동'을 이유로 시정 공백을 야기한 단체장에게 혈세로 월급을 지급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현행 지방자치법에 따르면 현직 지자체장이 해당 지자체장 선거의 예비후보자나 후보자로 등록하면 등록일부터 선거일까지 권한 행사가 정지된다. 이 기간에는 부단체장이 권한을 대행한다.

현직 단체장이 지위를 이용해 선심성 행정을 펴거나 선거에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그러나 직무와 권한만 정지될 뿐 단체장 신분은 유지돼 급여는 대부분 그대로 지급된다.

지방공무원 보수규정에는 공소가 제기되거나 입원한 경우 연봉월액의 40~60%를 지급하도록 한 감액 규정이 있다. 반면 선거 출마에 따른 직무정지에는 별도 감액 규정이 없다.

이에 따라 일부 정액급식비와 직급보조비 등을 일할 계산하는 것을 제외하면 기본 연봉과 수당은 정상적으로 지급된다.

고양시민회는 올해 지방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전 고양시장이 직무정지 기간에도 약 1100만 원의 급여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고양시민회 측은 "선거운동 기간 시장이 시정을 돌보지 않는데도 급여를 지급하는 것은 명백한 법률 공백"이라며 "현직 단체장에게만 주어지는 불공정한 특권"이라고 비판했다.

다른 시민단체 관계자도 "선거 출마는 단체장 개인의 정치적 선택"이라며 "이로 인해 수십 일 동안 행정 공백이 발생하는데도 급여를 보장하는 것은 '무노동 무임금'이라는 상식에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논란은 고양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올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광주와 전남지역 광역·기초단체장 29명 중 20명이 예비후보로 일찌감치 등록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약 3개월 동안 권한대행 체제가 이어졌다.

당시 광주시민단체협의회 등 지역 시민사회는 "장기간 직무정지에 따른 행정 공백과 피해가 주민들에게 전가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전국 단위 시민단체도 선거 출마로 직무가 정지된 단체장에게 급여를 지급하는 것은 다른 근로자와의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관련 법 개정을 요구해 왔다.

고양시민회는 국회와 정부에 직무정지 단체장의 급여 지급 규정을 개정하고, 선거에 출마한 단체장들은 직무정지 기간 받은 급여를 자진 반납하라고 촉구했다.

dj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