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근로자 집게차 머리 '끼임사'…폐지 업체 대표, 징역형 집유
- 배수아 기자

(수원=뉴스1) 배수아 기자 = 폐지 분류 작업 중 집게차에 머리가 끼여 숨진 필리핀 근로자 사망 사고와 관련, 1심 법원이 업체 대표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2단독 지창구 부장판사는 중대재해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산업재해치사), 산업안전보건법위반,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폐지 처리 업체 대표 A 씨(50대)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업체 근로자 B 씨(30대)에게 금고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 씨 회사에 대해서는 벌금 500만 원을 명했다.
A 씨는 경기 용인시 처인구에서 폐지, 고철 등을 처리하는 업체를 운영해 왔다. 필리핀 국적의 피해자 C 씨(50대)는 2023년 11월부터 A 씨 업체 야적장에서 폐지만 수거될 수 있도록 비닐과 플라스틱 등을 골라내는 업무를 해왔다.
C 씨는 2024년 11월 13일 오전 11시 30분쯤 야적장에서 고개를 숙여 비닐과 플라스틱 등을 골라내는 작업을 하던 중 B 씨가 조종하는 집게차에 머리가 끼여 숨졌다.
수사 기관은 A 씨가 대표로서 위험 예방 대책을 포함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고, 이에 따라 작업하도록 해야 하지만 이를 게을리했다고 판단했다.
B 씨도 집게를 조작하면서 피해자와 접촉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했다고 봤다.
법정에서 B 씨는 "사고 발생 당시 피해자가 조종석 밑에서 작업하는 것을 인식하지 못했다"며 "소음 속에서 집게 팔을 조작할 땐 고도로 집중해야 해 이를 인식하는 게 불가능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CCTV 영상 등을 토대로 B 씨가 충분히 C 씨의 작업 상태를 알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업무상 과실로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B 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재판부는 피해자가 사고 발생의 위험이 있는 장소임을 알면서 안전모를 쓰지 않은 채 스스로 그 장소에 출입해 해당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을 참작했다.
A 씨에 대해서는 "피해자의 장례비와 피해자 유족 항공료, 체류 비용 등을 부담한 점, 피해자 유족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한다"고 판시했다.
sualuv@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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