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간 '서류상 없던 사람'…수원시 도움으로 법적 신분 되찾아
- 김기현 기자

(수원=뉴스1) 김기현 기자 = 60년 넘게 '서류상 존재하지 않는 사람'으로 살아온 60대 남성이 지방정부 지원으로 마침내 법적 신분을 되찾았다.
13일 경기 수원시에 따르면 시민 강 모 씨는 지난달 24일 가족관계등록부 창설과 주민등록 신규등록 절차를 마치고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았다.
출생신고가 이뤄지지 않아 평생 주민등록과 가족관계등록부 없이 살아온 강 씨가 처음으로 법적 신분을 갖게 된 셈이다.
강 씨는 1964년 태어났지만, 부모가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채 친척 집으로 보냈다.
어린 시절 여러 친척 집을 전전하다 보육시설에서 생활했고, 퇴소 후에는 일정한 거처 없이 홀로 지냈다.
주민등록이 없어 건강보험에 가입하지 못했고, 복지·금융서비스도 이용할 수 없었다. 취업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여러 행정기관을 찾아 가족관계등록을 시도했지만 "등록이 어렵다"는 답변만 들었고, 결국 신분 회복을 포기한 채 수십 년을 보냈다.
전환점은 지난해 8월 수원시청 새빛민원실을 찾으면서 마련됐다.
김경숙 새빛민원실 베테랑팀장은 강 씨 생활 실태와 사실관계를 확인한 후 법적 신분 회복 절차를 지원했다.
같은 해 9월 수원가정법원에 성과 본의 창설 허가 심판을 청구했고, 법률 전문가 상담을 연계했다.
특히 김 팀장은 법원 제출 서류 준비와 심문기일 동행, 구청과 행정복지센터 방문 등 가족관계등록 절차 전반을 함께했다.
수원가정법원은 지난달 18일 가족관계등록부 창설을 허가했다.
강 씨는 현재 건강보험과 각종 복지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금융거래도 가능한 상태이다.
강 씨는 "호적을 만들기 위해 오랫동안 여러 관공서를 찾아다녔지만 끝내 만들지 못해 좌절했는데 김경숙 베테랑팀장의 도움으로 마침내 주민등록증을 받았다"며 "이제야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 은혜는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며 "이재준 수원시장에게도 꼭 감사의 마음을 전해 달라"고 덧붙였다.
시 관계자는 "출생신고가 이뤄지지 않아 오랜 기간 법적 신분 없이 살아온 시민이 행정과 법률 지원을 통해 기본권을 회복할 수 있었다"며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 시민들이 제도권 안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맞춤형 민원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kk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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