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7조 채무 속 재정혁신 착수…반도체·청년정책 '속도전' 주문
도정 혁신 드라이브…"재정부터 일하는 방식까지 바꾼다"
취임 후 첫 실·국장 회의서 업무보고·예산·인사 전면 손질 예고
- 최대호 기자
(수원=뉴스1) 최대호 기자 = 취임 직후부터 현장 점검과 조직 진단에 집중해 온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도정 전반에 대한 '혁신 드라이브'를 본격화하고 있다. 7조 원이 넘는 채무와 9월 감액 추가경정예산 편성이라는 녹록지 않은 재정 여건 속에서 예산 구조조정과 행정 쇄신을 병행하며 새로운 도정 운영 기조를 제시하는 모습이다.
13일 경기도에 따르면 추 지사는 지난 10일 취임 후 첫 실·국장 회의를 주재하며 업무보고 방식부터 재정 운영, 조직 문화, 핵심 정책 추진 방식까지 전면적인 변화를 주문했다.
가장 먼저 손을 댄 것은 업무보고였다. 애초 예정됐던 실·국별 업무보고를 중단하고 간부회의를 연 추 지사는 "업무보고는 도지사의 눈과 귀를 가리는 자리가 아니다"며 "그동안의 보고는 사업에 대한 냉정한 평가보다 장밋빛 전망이 앞섰다"고 지적했다.
이어 "무엇을 계획했고, 얼마의 예산을 투입했으며, 어떤 성과와 한계가 있었는지를 솔직하게 평가해야 한다"며 "준비된 부서부터 다시 보고받고 그 결과를 사업 평가와 예산 편성, 인사에 책임 있게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의 성과 중심 보고에서 벗어나 정책의 실패와 한계까지 공유하는 책임행정을 정착시키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간부 공무원의 역할 변화도 강조했다. 추 지사는 "간부는 지시를 전달하는 자리가 아니라 스스로 판단하고 문제를 해결하며 결과에 책임지는 자리"라며 "용역이나 상급기관의 지시가 책임을 대신해 주지 않는다. 직급이 높을수록 더 많이 판단하고 더 무겁게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부서 간 칸막이 행정도 강하게 비판했다. 일자리·주거·교통·금융·산업·에너지 등 서로 맞물린 정책은 개별 부서가 아닌 공동 책임 체계로 추진하고, 공공기관과 현장의 의견까지 함께 반영하는 협업 체계를 구축하라고 주문했다.
취임 이후 가장 강한 메시지는 재정 분야에서 나왔다. 추 지사는 "경기도는 7조 원이 넘는 채무를 안고 있고 9월 감액추경도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남아 있는 사업예산 1조 4000억 원을 전면 재검토해 꼭 필요한 사업이 아니라면 과감하게 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도지사 결재를 거치지 않은 부서별 연구용역은 잠정 중단하도록 지시하는 등 불필요한 예산 지출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방침도 제시했다. 다만 재정 긴축 과정에서도 공직자 처우는 건드리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추 지사는 "초과근무수당을 삭감하는 식의 손쉬운 임시방편은 택하지 않겠다"며 "불필요한 사업과 관행은 과감히 바로잡되 열심히 일하는 공직자가 제대로 평가받고 정당하게 보상받는 조직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핵심 정책은 오히려 속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은 도지사 직속 '초격차 반도체 전략위원회'를 중심으로 전력·용수·산업입지·기반 시설 담당 부서가 실시간 보고 체계를 구축해 공동 추진하도록 했다.
청년 정책도 개별 사업 중심에서 벗어나 일자리와 주거, 교통, 금융, 창업, 문화 정책을 연계한 패키지형 지원 체계로 전환하도록 지시했다.
이 같은 기조는 취임 이후 이어진 추 지사의 행보와도 맞닿아 있다. 추 지사는 취임 직후 'K-반도체 혁신 대책'을 1호 결재로 처리하며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도정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경기미래투자공사 설립 추진과 지방노동감독관 도입 절차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재난안전상황실과 반지하 주택 밀집 지역을 찾아 장마철 현장 대응체계를 점검하며 "도민 안전 앞에서는 과잉 대응이 있을 수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추 지사가 취임 후 현장 안전과 미래 산업, 노동, 재정 등 주요 현안을 점검한 데 이어 이번 첫 실·국장 회의를 통해 조직 운영 원칙까지 제시하면서 '혁신'과 '책임행정'을 민선 9기 도정의 핵심 키워드로 삼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도 관계자는 "재정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인 만큼 선택과 집중을 통한 재정 혁신과 함께 핵심 정책의 실행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도정 운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un070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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