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키워보려 그랬다"…'파란대문장미' 잘라간 60대 남녀

경찰서 "철거 소식에 안타까워 가져간 것" 진술

피해 현장. (SNS '파란장미정원'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2026.6.26/뉴스1

(수원=뉴스1) 김기현 기자 = 경기 수원시 한 장미 명소에서 허락 없이 꽃을 꺾어간 60대 남녀가 "곧 사라진다는 소식을 듣고 안타까운 마음에 그랬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원팔달경찰서는 최근 절도 혐의를 받는 A 씨 등 2명을 소환해 조사했다고 3일 밝혔다.

A 씨 등은 지난달 24일 오전 0시께 팔달구 행궁동 한 주택 담벼락에 심어진 장미꽃과 가지를 잘라간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장미꽃은 대부분 진 상태였으나, A 씨 등은 그나마 남아있던 10송이 안팎의 꽃을 꺾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이 범행한 장소는 화려한 장미가 주택가 담장을 가득 메운 곳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파란대문장미'로 불리는 사진 명소다.

장미 소유주는 같은 날 폐쇄회로(CC)TV 영상을 통해 A 씨 등의 범행 사실을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CCTV에는 A 씨 등이 수목용 가위를 이용해 장미를 자르고 쇼핑백에 넣어 가져가는 모습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파란대문장미가) 곧 철거된다는 소식을 듣고 안타까워 가져간 것"이라며 "집에서 잘 키워보고 싶어서 그랬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을 상대로 보강 조사를 벌일 계획"이라며 "조만간 검찰에 넘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장미 소유주는 SNS에 글을 올려 현재 상황이 담긴 사진을 공유하며 피해 사실을 알렸다. 그가 공개한 사진에는 장미꽃이 대부분 사라지고 푸른 잎사귀만 남아 있는 모습이 담겼다.

장미 소유주는 글에서 "슬프지만, 이번에 장미를 너무 많이 잘라가셔서 예전 상태로 복원하기는 힘들 것 같다"며 "나이가 많으셨던 어르신들은 그냥 넘어가 드리기도 했지만 이제는 그냥 넘어가지 못할 것 같다"고 했다.

kk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