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원한해결사무소'가 시켜서…70만원 받고 보복범행 20대 유죄

1심,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 선고

수원법원종합청사. 2019.5.24 ⓒ 뉴스1

(수원=뉴스1) 배수아 기자 = 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보복 범행' 제안을 받고 일면식도 없는 타인의 집에 래커칠을 하고 명예를 훼손한 20대에게 법원이 유죄를 선고했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9단독 구나영 판사는 명예훼손, 주거침입, 재물손괴 혐의로 구속기소된 A 씨(20대·여성)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더불어 보호관찰을 받을 것과 80시간의 사회봉사, 70만 원의 추징을 명했다.

A 씨는 지난 3월 4일 오후 8시30분쯤 피해자 B 씨가 거주하는 경기 화성시 동탄의 한 아파트에 침입해 4층 세대 현관문에 음식물 쓰레기를 뿌리고 본드칠을 하는 등 '보복 범행'을 한 혐의를 받는다.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선 경찰은 범행 이틀 후 대구시 주거지에서 A 씨를 긴급 체포했다.

그는 전날 인터넷을 통해 대출을 알아보던 중 텔레그램 '원한해결사무소'의 한 성명불상자로부터 "시키는대로 하면 70만 원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성명불상자는 A 씨에게 경기 화성시 동탄의 한 아파트에 가서 전단지를 바닥과 계단에 뿌리고 도어락과 초인종 등에 본드를 바를 것을 지시했다.

A 씨가 뿌린 전단지에는 "제가 오늘 도박이 미치도록 하고 싶은데 애미 애비가 돈을 안줘서 입주민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다. 케이뱅크 위 계좌로 내일까지 100만 원 입금이 안 되면 입주민을 흉기로 찌르고 특수강간을 할 것"이라는 내용과 함께 B 씨의 사진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범행 후에도 A 씨는 같은날 밤 10시쯤 다시 B 씨의 주거지에 침입해 복도, 현관문 등에 래커 스프레이를 뿌린 혐의를 받는다.

성명불상자는 A 씨의 1차 범행 이후 "보내준 영상을 봤는데 약하고 마음에 안 든다"며 "다시 가서 래커를 칠하면 알바비를 더 주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오로지 사소한 금전적 이익을 취득하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죄질이 불량하다"며 "피고인은 주범으로부터 받은 지시를 이행만 하였을 뿐이기는 하나 그 범행으로 인한 사회적 해악이 커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보복 범행은 점조직으로 이루어진 범행 구조상 주범을 적발하기 어렵고, 가해자는 피해자의 개인정보를 알고있는 반면 피해자는 가해자가 누구인지 알기 어려워 피해자에게 범행이 반복될 수 있다는 불안과 정신적 고통을 지속적으로 줄 수 있어 단순히 피해자 주거의 평온 및 재산을 침해하는 범죄로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모두 인정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는 점, 이 사건 이전에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은 유리한 정상"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검찰은 "피고인은 피해자들을 괴롭힐 목적으로 범행한 게 명백하고 1차 범행 후 성명불상자가 돈을 더 준다고 하자 재차 범행했다"며 A 씨에게 징역 4년을 구형했다.

A 씨 측 변호인은 "20대 초반 어린 나이에 부모님이 병원에 입원해 생계가 어려워 저지른 범죄를 참작해달라"고 했다. A 씨도 "돈이 필요했어도 나쁜 짓을 하면 안됐는데 선처를 해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지난 2월, 경기 화성시 동탄의 한 아파트 세대에 음식물 쓰레기를 투척하고 빨간색 래커로 낙서를 한 20대 B 씨도 재판에 넘겨져 수원지법에서 징역 2년을 선고 받은 바 있다. B 씨 또한 텔레그램 광고를 통해 알게 된 상선의 지시를 받고 보복대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보복대행 대가로 80만 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받았다.

sualuv@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