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식당·극장, 전국 곳곳 '대~한민국' 응원…"졌지만 희망을"(종합)
직장과 학교선 숨죽인 이색 응원전
대구 iM뱅크PARK 1000명 인파 몰려
- 박대준 기자
(전국=뉴스1) 박대준 기자 =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3차전 대한민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기가 열린 25일 오전,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전국 곳곳에서는 뜨거운 응원 열기로 가득 찼다.
비록 0대 1로 석패했지만, 시민들은 경기 내내 한마음 한뜻으로 태극전사들의 선전을 기원했다.
이날 경기는 한국 시각으로 오전 10시에 시작, 직장인들과 학생들에게는 한창 일과가 진행될 시간이었지만 서울 광화문 광장을 비롯한 전국의 주요 거리응원 명소에는 이른 아침부터 붉은 악마 머리띠와 유니폼을 챙겨 입은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일부 기업에서는 사내 식당이나 대회의실에 빔프로젝터를 설치해 직원들이 다 함께 경기를 시청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훈훈한 진풍경이 벌어졌다. 업무 중 틈틈이 스마트폰 중계창을 띄워놓고 소리 없는 응원을 보내는 직장인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또한 주민들은 일찍 문을 연 식당이나 카페 등을 찾아 단체로 응원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포착됐다.
경기 수원시 영통구 한 식당에는 아주대 학생과 상인회 등 150명가량이 붉은색 상의와 머리띠 등을 착용한 채 모여 합동 응원을 벌였다.
송재원 아주대 총학생회장은 "대학 4년 동안 한 번 경험하는 월드컵이어서 재미있는 추억을 만들고 싶었다. 청년들이 여러 가지로 힘든 상황에서 대표팀과 함께 기운을 끌어올리는 계기를 마련하고 싶었다. 더불어 지역 상인들도 돕는 좋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광명시 하안동의 광명극장에서도 가족과 친구 등 200여 명의 시민들이 모여 단체 응원전을 벌였다.
후반전 아쉽게 골을 빼앗겼을 때 저마다 탄식하는 소리 들렸지만 이내 '화이팅' 하는 응원의 목소리가 극장 안을 가득 채웠다.
사회자 응원 구호에 맞춰 관람객들은 "대한민국"을 외치며 시합 막바지 갈수록 "제발, 제발" 하며 만회 골을 기원하기도 했다.
남양주시 평내동 큰빛교회는 이날 예배당을 월드컵 응원 공간으로 개방하고 시민들이 편안한 환경에서 응원할 수 있도록 과자와 음료를 준비했다. 목요일 오전임에도 삼삼오오 모인 시민들은 간식을 먹으며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일부 직장인들은 반차를 내고 이곳을 찾아 응원전에 합류하기도 했다.
대구 곳곳에서도 승리를 기원하는 응원 열기가 넘쳤다. 대구 유일의 축구 전용구장인 대구iM뱅크PARK(대팍)에는 1000명에 가까운 시민과 축구 팬이 모여 대규모 응원전을 펼쳤다. 대팍에는 경기 시작 1시간 전인 오전 9시부터 입장하려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붉은악마를 상징하는 응원 도구를 든 연인, 가족 단위 축구 팬들이다.
인근의 대구 수성구 신천시장 일대 치킨집에는 우리 대표팀의 조별리그 세 번째 경기인 남아공전을 보려는 시민들이 TV 앞에 속속 모여들었다. 신천시장 일대는 주로 늦은 오후부터 영업을 시작하는 술집과 음식점이 많지만, 이날은 경기 시간에 맞춰 치킨집 여러 곳이 일찍 문을 열었다. 100평 남짓한 한 치킨집은 이른 시간부터 축구 경기를 보려는 시민들로 가득 찼고, 직장인들의 모습도 적지 않았다.
대전에서도 평일임에도 국립중앙과학관 꿈이광장에는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전광판 앞에 선 시민들은 태극기를 흔들거나 두 손을 모은 채 화면을 주시하며 대표팀에 힘을 보탰다.
아이의 손을 잡고 나온 가족부터 친구, 연인 단위 관람객까지 한데 어우러져 경기 시작 전부터 긴장감 어린 분위기 속에서 "대한민국"을 외쳤다. 시민은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지는 궂은 날씨에도 아랑곳 안 하고 한목소리로 응원 구호를 외치며 경기 장면 하나하나에 환호와 탄성을 쏟아냈다.
광주 북구 전남대학교 인근의 한 카페도 시민들의 응원 열기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과장된 함성 대신 손님들이 동시에 들이쉬는 숨소리와 아쉬운 탄식만이 매장 안을 울리는 가운데, 술집이나 번화가와 차별화된 카페만의 '쾌적함'과 '침착함'에 높은 만족감을 드러내는 주민들도 많았다.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카페를 찾은 주민 김성임 씨와 김주영 씨(40대)는 "평소 축구를 좋아하는데,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난 아침 시간에 이렇게 커피 한 잔 마시며 여유롭게 경기를 볼 수 있어서 정말 좋다"고 입을 모았다.
창원시 의창구 도계동 창원종합사회복지관에는 주민 60여 명이 모여 대형 스크린으로 우리나라 대표팀 경기를 함께 지켜봤다. 응원에 나선 주민들은 붉은색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거나 태극기 머리띠를 착용한 채 삼삼오오 자리를 잡았다. 바닥에 돗자리와 매트를 깔고 앉은 청년과 중장년층, 어르신들이 한 공간에서 같은 경기를 바라보며 응원에 나섰다.
강원 춘천시에서는 이날 예상보다 많은 비가 내리자 시는 춘천시청 광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월드컵 TV 생중계를 시청 1층 대회의실로 변경했다. 시는 이번 경기를 위해 대형 우산과 의자를 마련했으나, 많은 비가 내리면서 무용지물이 됐다. 그럼에도 비를 맞으며 응원전에 동참하는 열정적인 시민들도 일부 있었다.
평창올림픽플라자 2층 레거시홀에서도 지역 주민 등이 모여 대표팀을 응원했다. 주민들은 선수들의 활약에 응원을 보내면서도 후반으로 갈수록 볼 점유율을 뺏기자 아쉬워하기도 했다.
속초시 금호동 친수공원은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한국과 남아공전을 응원하기 위해 모인 시민들의 함성으로 가득 찼다. 경기 시작 한 시간여 전부터 시민들이 하나둘 모여들면서 준비된 좌석은 물론 바닥 곳곳도 돗자리와 캠핑 의자로 채워졌다.
한편 경기가 끝난 후 시민들은 아쉽게 패한 국가대표팀에게 질타보다 "잘 싸웠다"는 격려를 잊지 않았다. 비록 조 3위로 내려앉았지만 충분히 32강에 진출할 수 있는 희망이 남은 만큼 남은 조의 최종 경기 결과를 지켜보며 이번 월드컵에서 다시 한번 태극전사들을 응원할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
(취재 = 최대호, 김종서, 남승렬, 박민석, 이성덕, 조수민, 한귀섭, 유재규, 양희문, 김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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