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아주세요" 외침에 가방 휘두른 시민…불체자 검거 '깜짝 공조'[영상]

위조 외국인등록증 사용 베트남인…무면허 운전도
공조 시민에 감사장·포상금…"누구라도 도왔을 것"

A 씨 검거 장면.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6.24/뉴스1

(시흥=뉴스1) 김기현 기자 = "누구라도 그런 상황이었다면 도움을 드렸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출근길 시민이 경찰 도움 요청을 받고 도주 중인 불법체류자 진로를 막는 등 검거를 도운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4일 경기 시흥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5월 21일 오전 7시 35분께 시흥시 공단1대로 일대를 순찰하던 옥구지구대 소속 강태영 경사와 김민근 순경은 휴대용 조회기(PDA)로 도로를 주행 중인 소나타 차량번호를 조회한 결과, 운행정지 명령이 내려진 차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순찰차 스피커를 통해 정차를 지시했고, 소나타는 도로 우측 가장자리에 멈춰 섰다. 이어 경찰이 소나타 운전자인 베트남 국적 30대 남성 A 씨를 상대로 신분 확인 절차를 밟던 중 그가 제시한 외국인등록증이 위조된 사실이 드러났다.

그러자 A 씨는 갑자기 차를 몰고 현장에서 달아났다. 특히 그는 약 300m 구간에서 중앙선 침범과 신호위반 등 교통법규를 어기고, 시속 80㎞ 이상으로 도심을 질주하는 등 난폭운전을 이어갔다.

A 씨는 출근 시간대 정체가 발생하자 차를 교차로에 버린 채 도로와 골목길을 가로질러 인근 회사 주차장 방향으로 달아났다. 그를 추격하던 강 경사는 도주 방향 앞쪽에서 출근을 위해 차에서 내린 시민 B 씨(50대)를 발견하고 "잡아주세요"라고 도움을 요청했다.

경찰 요청을 받은 B 씨는 곧바로 A 씨 진로를 막아섰다. 나아가 한 손에 들고 있던 가방을 휘두르며 그를 제지했다. 덕분에 도주 속도가 크게 떨어진 A 씨는 울타리 조경수를 넘으려다 넘어지며 약 200m를 더 달아난 끝에 경찰에 붙잡혔다.

시민이 A 씨를 제지하는 모습.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6.24/뉴스1

A 씨는 2022년 12월 관광비자로 입국한 뒤 체류기간이 만료된 상태에서 국내에 머물러 온 불법체류자로, 베트남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구입한 위조 외국인등록증을 사용한 혐의(공문서부정행사)를 받는다.

그는 또 운행정지 명령이 내려진 차를 운전한 혐의(자동차관리법 위반)와 무면허 운전 혐의(도로교통법 위반)도 받고 있다. 그는 검거 당일 안산지역에 아르바이트를 가기 위해 집에서부터 약 13㎞를 운전했으며, "처벌이 두려워 도주했다"고 진술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같은 베트남 국적인이 베트남으로 돌아가면서 무상으로 차를 인계해 줬는데 보험기간이 남아 있다고 생각해 운행했다"며 "베트남 운전면허가 있어 한국에서도 운전이 가능한 줄 알았다"는 취지의 주장도 덧붙였다.

경찰은 A 씨 신병을 인천출입국·외국인청에 인계한 상태이다.

아울러 지난 17일에는 B 씨에게 감사장과 검거포상금을 수여했다. 또 범인을 끝까지 추격해 검거한 강 경사에게는 경찰서장 표창을 수여할 예정이다.

B 씨는 "그 상황에서는 누구라도 도움을 드렸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힘써주시는 경찰관분들이 얼마나 고생이 많으신지 다시 한번 느꼈다"고 말했다.

강 경사는 "불법 체류자 도주 과정에서 다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아 다행이었고, 용감한 시민 도움으로 신속하게 검거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시민 안전을 지키는 경찰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겠다"고 전했다.

경기 시흥경찰서 옥구지구대 소속 강태영 경사.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6.24/뉴스1

한편 경기남부경찰청은 지난 3월부터 민·관·경이 함께 사회 안전에 기여한 사례를 소개하는 'K-히어로(대한민국 영웅)' 캠페인을 진행 중이며, 도주하는 불법 체류자를 용감한 시민 덕분에 신속하게 검거한 이번 사건을 다섯 번째 사례로 선정해 관련 영상을 경찰청 유튜브에 공개했다.

kk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