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문으로 본 이화영 국참…"연어술파티 허위진술로 국민신뢰 훼손"
'쪼개기 후원' 무죄…"관여했다는 의심 들지만 '의심'들지만 검사 입증 부족해"
'직권남용' 공소기각…"피고인 방어권 침해된 상태에서 유죄 판단이므로 무효"
- 배수아 기자
(수원=뉴스1) 배수아 기자 = 이른바 '연어 술파티' 위증 의혹 사건의 국민참여재판 1심에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징역 4월을 선고받았다.
지난 20일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송병훈)는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이 사건에서 이 전 부지사의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고 징역 4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이 전 부지사의 혐의는 크게 3가지였다. △정치자금법 위반(이재명 후원회 쪼개기 후원)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지방재정법 위반(북한 묘목·밀가루 지원)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연어 술파티 위증)이었다.
이에 대한 재판부의 판단은 △정치자금법위반 '무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공소기각'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유죄'다.
이번 재판에서 배심원단은 이러한 3가지 혐의에 대해 지난 8일부터 주말을 제외한 열흘간 검찰과 변호인단의 치열한 공방을 직접 심리하고 평결했다.
이번 재판에서 가장 먼저 다뤄져야 할 쟁점은 검찰이 이른바 '쪼개기 기소'를 했는가 여부인 '공소권 남용' 이었다.
이 전 부지사 측은 이 사건 수사와 기소는 '정치적'이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경기지사였던 이재명 대통령 잡기에 이 전 부지사가 희생양이 되면서 검찰이 '쪼개기 기소'를 했다는 것이다.
반면 검찰은 이 전 부지사의 35차례 검찰 출석 불응과 공범인 신명섭 전 경기도 평화협력국장에 대한 재판 결과를 기다릴 필요성 등을 강조했다.
이 전 부지사 측의 주장을 재판부가 받아들여 '공소 기각' 결정을 내릴 경우 3가지 혐의에 대한 유·무죄 판단은 증거 여부와 상관없이 다툴 필요성이 없어질 처지였다.
재판부의 최종 판단은 '공소권 남용이 아니다' 였다. 재판부는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검사가 어떠한 의도를 가지고 피고인에 대한 사건들을 분리해 기소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또 "수원지검에서 발생한 사건에 대해 수원지검 검사가 수사하고 공소제기 했다고 해서 검사가 자의적으로 공소권을 행사해 피고인에게 실질적인 불이익을 줌으로써 소추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하였다고도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 전 부지사는 지난 2024년 10월2일, 박상용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사건 조사 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2023년 6월 18일 또는 6월 30일에 수원지검 1313호에서 술을 제공 받았다'고 허위 증언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전 부지사는 이후 최종적으로 '연어 술파티' 날짜를 2023년 5월 17일'로 번복해 날짜를 특정했다.
검찰은 이 전 부지사가 계속 날짜를 번복하는 부분과 김성태·방용철·박상용 등이 '술 반입 사실이 없었다'는 증언을 들이민 반면 이 전 부지사 측은 동료 재소자의 증언과 '거짓말 탐지기' 검사에서 해당 증언이 '진실'이라는 결과를 강조했다.
이번 재판의 최대 쟁점이었던 만큼 배심원들은 수원지검 1313호실을 직접 방문해 현장검증도 했다.
재판부는 "증인들의 법정진술이 상호 부합하고, 그 진술을 배척할 만한 사정은 엿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양형 이유에 대해서는 "피고인은 검사 탄핵소추사건 조사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선서해 국회 질의에 최대한 성실히 사실대로 답변함으로써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여야 할 엄정한 의무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 청문회에서 기억에 반하는 허위의 진술을 함으로써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 권위와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했다"고 판시했다.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의 핵심은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전 회장이 이화영의 요청으로 후원했는지' 여부였다.
이화영은 2018년 이재명 경기도지사 후보 후원회와 2021년 이재명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후원회에 김성태에게 법정 한도를 초과해 쪼개기 후원을 하도록 요청한 혐의를 받는다. 정치자금법에서 정하는 1인당 후원 한도를 위반하고 다른 사람을 동원해 마치 여러 사람이 법 규정을 준수해 후원한 것처럼 외관을 만들었다는 혐의다.
이에 대해 이 전 부지사는 "각 선거 당시 이재명 후원회에서 어떠한 지위나 역할을 맡지 않았고, 김성태의 허위 진술"이라며 무죄를 주장했다.
김 전 회장은 이 재판 증인으로 나와 후원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인간적 부탁이었고 이화영이 구체적인 방법을 얘기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방용철 전 쌍방울그룹 부회장은 "이화영이 한 번에 들어가면 안 되고 나눠서 들어가는 게 좋다고 했다"고 증언했다.
이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린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에 관여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기는 한다"면서도 "7명의 배심원들은 만장일치로 이 사건 공소사실이 무죄라는 취지의 평결을 했다"고 했다.
이어 "국민참여재판 제도의 입법 취지 등을 고려할 때 배심원들의 의견을 존중할 필요가 있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충분히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직권남용 등 혐의는 크게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위계에의한공무집행방해'·'지방재정법위반' 등으로 나뉜다.
검찰은 경기도가 경기도민의 혈세로 북측에 지원한 '묘목'과 '밀가루' 사업은 북한의 환심을 사기 위한 목적으로 위법하게 진행된 사업이고 여기에 이 전 부지사가 관여했다고 봤다. 금송이 '조경수'나 '관상용'일뿐, 산림복구용이 아니기 때문에 뇌물이라는 게 검찰의 시각이었다.
하지만 이 전 부지사 측은 대북사업의 경우 수혜자인 북한이 요구하는 물품을 줄 수밖에 없다고 맞섰다. 변호인은 또 '정책 판단이 잘못됐다고 곧바로 직권남용이 되는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 전 부지사의 공범으로 먼저 재판에 넘겨진 신명섭 전 경기도 평화협력국장은 지난해 2월 1심에서 '묘목' 지원 사업은 '무죄', '밀가루' 지원 사업은 '유죄'를 선고 받았다.
해당 혐의에 대해 재판부는 '공소 기각'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자신이 공소제기 되지 않은 타인의 사건에서 유죄의 판단을 받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허용될 수 없다"는 점을 판결문에 명확히 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이 사건 공범으로 지목된 신 전 국장을 기소할 당시엔 이 전 부지사와의 공모 증거를 찾지 못했는데, 공소장에 공범으로 적시한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어 "이로 인해 피고인은 방어권이 중대하게 침해된 상태에서 유죄 판단을 받았기에 이는 무효여서 공소를 기각한다"고 덧붙였다.
sualuv@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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