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만 7조?…경기도청 재정비상등에 "민생 방어 비용도 있었다"
취득세 2.9조 감소·불교부단체 구조 속 확장재정 불가피
윤석열 정부 때 줄어든 지역화폐·R&D 예산 도비로 메워
- 최대호 기자
(수원=뉴스1) 최대호 기자 = 추미애 경기도지사 당선인의 인수기구인 '공정·혁신·포용 경기준비위원회'가 도의 누적 채무를 7조 원으로 진단하자, 도청 내부에서는 "방만 재정으로 인한 게 아닌 민생 방어를 위한 불가피한 지출도 있었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세수 급감과 보통교부세를 받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 속에서, 중앙정부의 민생 예산 축소분까지 도가 떠안으며 채무가 늘어났다는 해명이다.
22일 경기준비위의 '7조 원 채무' 발표와 관련해 도는 "인수위의 진단에 대응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도청 안팎에서는 채무의 규모 자체보다 발생 배경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도청 한 관계자는 "재정 여건이 악화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경기 침체와 민생 위기 상황에서 도민 직결 사업을 일방적으로 중단할 수는 없었다"고 전했다.
실제 경기도 재정은 최근 수년간 급격한 세수 감소에 직면했다. 도 지방세 수입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취득세는 부동산 거래 절벽 영향으로 2022년 11조 원 수준에서 올해 8조 1000억 원 규모로 급감했다. 3년 만에 약 2조 9000억 원의 세수가 증발한 셈이다.
도가 정부로부터 보통교부세를 받지 않는 '불교부단체'라는 점도 재정 압박을 키웠다. 다른 지자체는 국세 수입 증가에 따라 보통교부세를 지원받지만, 경기도는 재정자립도가 높다는 이유로 제외된다. 세수 감소기에 재정 여력을 확보할 안전판이 원천적으로 부족한 구조다.
여기에 윤석열 정부의 '건전재정' 기조에 따른 국비 축소가 결정타가 됐다는 게 도청 내부의 분석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역화폐 사업이다. 정부가 지역화폐 국비 지원 예산을 대폭 삭감하자, 경기도는 골목상권과 소상공인 보호를 위해 자체 재원(도비)을 추가 투입해 사업 규모를 유지했다. 정부가 줄인 민생 몫을 도가 고스란히 떠안은 것이다.
국가 연구개발(R&D) 예산이 일괄 감축됐을 당시에도 도내 중소기업과 연구기관의 과제 중단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도 자체 예산 지원을 확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도 관계자는 "지역화폐나 중소기업 지원은 선심성 사업이 아니라 경제 위기 국면에서 지역경제를 떠받친 최소한의 안전판"이라며 "채무 증가분의 상당수는 '민생 방어 비용'으로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 같은 배경과 별개로 재정 건전성 확보 역시 시급한 과제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앞서 경기준비위는 가용 재원이 사실상 바닥난 상태라며 강도 높은 세출 구조조정을 예고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강력한 재정 개혁을 공언한 민선 9기 추미애호 경기도정이 기존 민생 사업을 축소·조정할지, 혹은 건전재정 기조 속에서 새로운 재원 조달 대안을 찾아낼지 예산 운용 방향에 관심이 쏠린다.
sun070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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