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도 이화영도 항소 '무게'…위증·공소기각·무죄 놓고 2라운드
검찰은 공소권 남용 판단, 이화영 측은 위증 유죄·실체 무죄 다툴 듯
- 김기현 기자
(수원=뉴스1) 김기현 기자 =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국민참여재판 1심 선고 이후 검찰과 이 전 부지사 측 모두 항소 카드를 검토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1심 결론은 혐의별로 엇갈렸다. 이른바 '연어 술파티' 위증 혐의는 유죄로 인정돼 징역 4개월이 선고됐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는 무죄가 나왔다. 대북지원 관련 직권남용 등 혐의는 공소기각됐다.
검찰과 이 전 부지사 측 모두 받아들이기 어려운 대목이 있다. 검찰은 정치자금법 무죄와 직권남용 공소기각을 다툴 수 있다. 이 전 부지사 측은 위증 유죄 판단에 불복할 수 있고, 직권남용 혐의도 공소기각이 아니라 실체 판단을 통한 무죄를 원할 수 있다.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송병훈)는 20일 새벽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부지사에게 위증 혐의에 대해 징역 4개월을 선고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는 무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위계공무집행방해·지방재정법 위반 혐의는 공소기각 판결했다.
검찰 입장에서 가장 큰 항소 포인트는 직권남용 등 혐의의 공소기각이다. 재판부는 신명섭 전 경기도 평화협력국장 사건에서 이 전 부지사가 정식으로 기소되기 전 공범 관계로 기재됐고, 그 재판에서 사실상 유죄 취지 판단을 받게 된 점을 문제 삼았다. 자신의 형사사건에서 방어권을 충분히 행사하기 전에 타인의 재판에서 먼저 판단을 받은 것은 공소권 남용에 해당한다고 본 것이다.
법조계에선 검찰이 이 판단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재판 과정에서 이 전 부지사 측의 공소권 남용 주장을 "억지"라는 취지로 반박했다. 수사와 기소가 여러 차례 나뉘어 진행된 것은 검찰의 의도 때문이 아니라, 이 전 부지사 측이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고 진술을 거부하는 등 수사 진행에 협조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논리였다.
검찰은 또 위증 혐의는 국회 청문회 발언 이후 고발장이 접수돼 별도로 수사된 사건이므로, 구조적으로 쪼개기 기소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항소심에서는 이 주장이 다시 쟁점이 될 수 있다. 검찰은 이 전 부지사가 다른 사건에서 공범으로 거론된 것이 방어권 침해에 해당하는지, 이를 공소기각으로 연결할 정도의 공소권 남용으로 볼 수 있는지 다툴 것으로 보인다.
정치자금법 위반 무죄도 검찰의 항소 대상이 될 수 있다.
해당 혐의는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의 이른바 '쪼개기 후원' 과정에 이 전 부지사가 공모했는지가 쟁점이었다. 그러나 배심원 7명 전원이 무죄로 봤고, 재판부도 검찰 증거만으로는 이 전 부지사의 관여나 공모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검찰이 이 부분을 뒤집으려면 항소심에서 공모 관계와 증거 평가를 다시 다퉈야 한다. 다만 배심원단과 재판부가 모두 무죄로 본 만큼 검찰로서는 부담이 적지 않다.
위증 혐의도 검찰이 양형을 문제 삼을 여지가 있다.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이 전 부지사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1심 선고는 징역 4개월이었다.
다만 재판부가 위증 혐의 자체는 유죄로 인정한 만큼, 검찰의 항소 초점은 직권남용 공소기각과 정치자금법 무죄에 더 맞춰질 가능성이 크다.
이 전 부지사 측의 항소 포인트는 다르다. 우선 위증 유죄 판단이다. 이 전 부지사 측은 국회 청문회 당시 발언이 기억에 따른 진술이었고, 고의로 허위 증언을 한 것이 아니었다고 주장해 왔다.
배심원단 평결도 4대3이었다. 유죄 의견이 더 많았지만 무죄 의견도 3명 나왔다. 이 전 부지사 측은 항소심에서 이 숫자를 근거로 위증의 고의와 진술 신빙성을 다시 다툴 가능성이 있다.
쟁점은 수원지검 검사실에서 실제 술자리가 있었는지에 그치지 않는다. 이 전 부지사가 국회에서 한 발언이 객관적 사실과 다른지, 설령 일부 사실과 다르더라도 허위임을 알면서 증언했다고 볼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이 전 부지사 측은 검찰 조사 과정에서 회유와 압박이 있었다는 기존 주장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청문회 발언이 이 같은 경험과 기억에 따른 진술이었다는 점을 강조할 수 있다.
직권남용 등 혐의에 대해서도 이 전 부지사 측은 항소를 검토할 수 있다.
1심에서 공소기각이 나왔기 때문에 당장 해당 혐의에 대한 처벌은 피했다. 그러나 공소기각은 무죄와 다르다. 절차 문제로 재판을 종료하는 판단이지, 혐의가 없다는 실체 판단은 아니다.
이 전 부지사 측은 배심원단이 대북지원 사업의 실체적 혐의에 대해 7대0 무죄 취지로 판단했다는 점을 강조할 수 있다. 공소기각이 아니라 실체 판단을 통해 무죄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결국 항소심은 세 갈래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먼저 '연어 술파티' 위증 혐의의 고의성이다. 배심원 4대3 평결이 보여주듯 이 부분은 1심에서도 판단이 팽팽했다.
또다른 핵심은 대북지원 직권남용 등 혐의의 공소기각이 정당했는지다. 검찰은 공소권 남용이 아니라고 주장할 수 있고, 이 전 부지사 측은 공소기각을 넘어 무죄 판단을 요구할 수 있다.
아울러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의 무죄 판단도 포인트다. 배심원단과 재판부가 모두 무죄로 본 만큼 항소심에서 뒤집히기 쉽지는 않지만, 검찰이 항소할 경우 공모 인정 여부와 증거관계가 다시 쟁점이 된다.
이번 국민참여재판은 열흘간 진행됐고, 배심원단은 9시간 30분가량 밤샘 평의를 했다. 결론은 위증 유죄, 정치자금법 무죄, 직권남용 공소기각이었다.
하지만 검찰과 이 전 부지사 측 모두 각자 불복할 지점이 남았다. 이화영 국민참여재판은 1심 선고로 마무리됐지만, 사건의 법적 공방은 항소심에서 다시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
kk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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