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민 사망' 가해자들 "살해 고의 없어"…유족 "반성 없어"(종합)

피고인 측 "범행 공모 안 했고, 장애인복지법 위반 납득 안 돼"
유족 "혐의 부인, 상당히 유감"

고(故) 김창민 영화감독을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A 씨와 B 씨. (뉴스1 DB) ⓒ 뉴스1 박정호 기자

(남양주=뉴스1) 양희문 기자 = 김창민 영화감독을 폭행해 숨지게 한 가해자 2명이 첫 재판에서 살인 혐의를 부인했다. 재판을 방청한 유족은 "반성하는 태도가 전혀 없다"며 분노했다.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김국식)는 18일 오후 2시 살인,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30대 남성 A 씨와 B 씨의 1차 공판을 열었다.

재판부는 하늘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선 A 씨와 B 씨에게 국민참여재판 희망 여부와 주소, 주민등록번호 등 인적사항을 물었다. A, B 씨는 두 손을 모은 채 국민참여재판을 희망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다.

검찰은 "피고인들은 범행을 공모해 피해자를 살해했다"며 "폭행 장면을 목격한 피해자의 중증장애 아들에게도 정신적 해를 끼쳤다"고 밝혔다.

피고인 측은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A 씨 변호인은 "피해자에게 상해를 가한 사실은 있지만, 폭행으로 인한 사망 가능성은 예견하지 못했고 살해 고의성도 없었다. 공모도 하지 않았다"며 맞섰다.

B 씨 변호인도 "피고인들이 서로 공모해 살인했다는 혐의를 인정할 수 없다"며 "범행 당시 피해자 아들이 있는지도, 장애인인지도 몰랐기 때문에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도 납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재판부가 피고인들을 향해 '변호인들과 같은 입장인가'라고 묻자, 피고인들은 "그렇다"고 답했다.

변호인은 사건이 발생한 식당 주인과 직원 등 3명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목격자 진술을 통해 살인 고의성과 공모 관계가 없었다는 것을 입증하려는 취지에서다.

김창민 감독 사망사건 가해자들에 대한 첫 재판이 열린 18일 김 감독 아버지인 김상철 씨가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 앞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2026.06.18/뉴스1 양희문 기자

김 감독의 아버지 김상철 씨도 방청석에 앉아 검찰과 변호인 진술 등을 들었다.

김 씨는 재판 직후 취재진과 만나 "혐의를 부인하는 것이 상당히 유감스럽다"며 "피고인들이 피해자에 대한 사과의 뜻이 전혀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A 씨와 B 씨는 지난해 10월 20일 오전 1시께 경기 구리시 한 식당에서 발달장애 아들과 함께 있던 김 감독을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 감독은 사건 발생 1시간여 만에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같은 해 11월 7일 뇌사 판정을 받고 장기기증을 한 뒤 숨졌다.

경찰은 김 감독이 숨지기 전 A 씨 1명만 피의자로 특정, 중상해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에서 기각됐다.

검찰은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했고, 경찰은 현장에 있던 B 씨를 추가 입건했다.

사건 현장 폐쇄회로(CC)TV에는 B 씨가 김 감독의 목을 조르고 골목으로 끌고 가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경찰은 A 씨와 B 씨에 대해 상해치사 혐의로 다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없다"며 기각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검사 3명과 수사관 5명으로 구성된 전담팀을 꾸려 재수사한 끝에 이들을 구속했다.

또 A, B 씨가 나눈 통화 녹음 자료에서 살인 고의성을 입증할 만한 내용을 확인하고 죄명을 상해치사에서 살인죄로 변경했다.

다음 재판은 7월 9일 열린다.

yhm9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