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질량 관계없이 동일한 광전도도"…고체물리학 새 법칙 발견

아주대 임준원 물리학과 교수팀 등 국내외 공동 연구진

전자가 가득 찬 밴드(파란색)에서 비어있는 밴드(주황색)로 빛을 흡수한 전자가 이동하면서 광전도 현상을 나타내는 모습. (아주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6.15/뉴스1

(수원=뉴스1) 김기현 기자 = 국내외 공동 연구진이 특정 물질에서 전자 질량과 관계없이 동일한 광전도도가 나타난다는 새로운 물리 법칙을 발견했다.

아주대학교는 임준원 물리학과 교수 연구팀이 '보편적 광전도도 법칙'을 이론적으로 규명했다고 15일 밝혔다.

기존 고체물리학은 물질에 빛을 비췄을 때 발생하는 전류의 세기인 광전도도가 전자 '유효 질량'에 의해 결정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전자가 무거울수록 반응은 둔해지고, 가벼울수록 빠르게 반응한다는 게 일반적인 이론이다.

하지만 임 교수 연구팀은 케임브리지대·도쿄대·중앙대·한양대와 공동 연구에 나서 특정 2차원 반금속 체계에서는 이같은 상식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포물선형 밴드 접촉 반금속 체계에서는 광전도도가 전자 질량과 무관하게 나타났으며, 오직 전자 파동함수 사이 거리로 표현되는 '양자 기하학적 성질'에 의해서만 결정된다.

특히 임 교수 연구팀은 복잡한 밴드 구조나 전자 질량 정보가 사라지고, 양자 상태 사이 최대 거리(dmax)라는 순수한 기하학적 특성만 남는 보편 수학 공식을 제시했다.

나아가 특정 대칭 조건에서는 해당 값이 일정한 상수로 고정되는 양자화 현상도 함께 규명했다.

아울러 차세대 신소재로 주목받는 이중층 그래핀에서 그동안 명확히 설명되지 않았던 독특한 광학 현상 근본 원인이 양자기하학에 있다는 새로운 해석도 제시했다.

임준원 아주대 물리학과 교수. (아주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6.15/뉴스1

임 교수 연구팀은 해당 연구 결과가 양자 및 광전자 산업 분야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에는 물질의 양자기하학적 특성을 측정하기 위해 복잡한 광학 실험이 필요했지만, 임 교수 연구팀이 제안한 이론을 활용하면 상대적으로 단순한 빛 측정만으로도 물질 내부 양자 정보를 추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임 교수 연구팀은 초저전력 광전자 소자와 초정밀 양자 센서, 차세대 광통신 기술, 양자정보 플랫폼 등에 활용될 신물질 개발이 더욱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학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무아레 물질(무아레 격자가 형성되는 2차원 물질)과 카고메 금속 등 양자기하학 효과가 강한 물질 특성을 분석하는 새로운 실험 도구로도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임 교수 연구팀은 전한다.

임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전자의 질량이라는 기존 물성 개념을 넘어 양자 상태의 기하학적 구조 자체가 물질의 보편적 성질을 결정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결과"라며 "양자기하학이 실제 측정 가능한 보편 물리량으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학문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대학기초연구소사업(G-램프)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kk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