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언제 마주칠지 몰라"…용인 흉기 피습 피해 가족 보호대책 호소

피해 학생 등교 재개했지만 가족·학교 구성원 불안
피해자 측 "수사와 별개로 실효성 있는 분리조치 필요"

(용인=뉴스1) 김기현 기자

우리 아이는 아무렇지 않은 척 저희를 안심시키며 다시 등교하기 시작했는데, 가해 학생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조차 알 수 없어서 답답합니다.

경기 용인시 한 중학교에서 동급생이 휘두른 흉기에 다친 피해 학생 측이 가해 학생에 대한 실효성 있는 분리 조치와 보호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경찰과 검찰이 가해 학생에게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청구했지만, 법원이 이를 기각하면서 불구속 수사 기간 중 재접촉 가능성 등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피해 학생 부모는 "중대 범죄를 저지른 학생이 사실상 자유로운 상태로 생활하고 있다"며 "아들과 학교 구성원 모두가 극심한 공포 속에 지내고 있다"고 불안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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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중 건넨 '도움의 손길'…돌아온 건 흉기였다

11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용인시 수지구 D 중학교 동급생 흉기 피습 사건은 지난달 27일 미술 수업 중 발생했다.

피해 학생 A 군과 가해 학생 B 군은 같은 반 학생으로, 사건 당일 4·5교시 미술 수업을 위해 미술실로 이동했다.

피해 학생 측에 따르면 4교시가 끝날 무렵 A 군은 앞자리에 앉아 있던 B 군에게 수업과 관련해 "도와줄까"라는 취지로 말을 건넸다. 이에 B 군은 "말 걸지 마라"는 취지로 말하며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5교시가 시작된 뒤 미술실에 들어온 B 군은 A 군이 앉아 있던 자리 뒤쪽으로 다가가 미리 소지하고 있던 과도를 꺼내 A 군 목 부위를 향해 수 차례 휘두른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미술 교사와 같은 반 학생들이 범행 장면을 목격했으며, 비명 소리를 들은 인근 교실 교사들이 미술실로 들어와 B 군을 제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B 군을 현장에서 검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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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교는 재개했지만, 불안은 '현재진행형'

A 군은 아주대병원 응급실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상처는 목 뒤 부위에 집중됐으며, 다행히 신경과 혈관 등 치명적인 부위는 비껴간 것으로 파악됐다. 의료진은 2주간 치료가 필요한 상해로 판단했다.

A 군은 치료 뒤 등교를 재개했다. 다만 가족은 신체적 상처와 별개로 정신적 후유증을 우려하고 있다.

A 군 부모는 뉴스1과 통화에서 "아이는 겉으로 아무렇지 않은 척하며 다시 학교에 가고 있지만, 사건 당시 충격이 쉽게 사라질 수 있겠느냐"며 "불안과 공포가 남아 있을 수 있어 정신건강의학과 상담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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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 학생 '불구속'에 커지는 불안…"재발 막을 장치 없어"

피해 학생 측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B 군이 구속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경찰과 검찰은 범행의 중대성을 고려해 B 군에 대해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청구했다. 그러나 법원은 "소년은 부득이한 경우에만 구속할 수 있다"며 "증거가 대부분 확보돼 증거 인멸 우려가 없다"는 취지로 영장을 기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학생 부모는 "증거 인멸 여부와 별개로 피해자 보호가 충분히 고려됐는지 의문"이라며 "같은 학교, 같은 반 학생인 만큼 언제 다시 마주칠지 모른다는 불안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현재 교육 당국은 B 군이 서울 지역 친척 집에 머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다만 가해 학생 생활 동선을 강제로 확인하거나 이동을 제한할 수 있는 수단은 제한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 군에게 스마트워치를 지급하고 맞춤형 순찰을 하는 등 피해자 보호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피해자 측은 이 같은 조치만으로는 불안을 해소하기 어렵다며 추가적인 분리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A 군 부모는 "피해자가 보호받아야 할 상황인데 오히려 피해자와 가족만 조심해야 하는 현실이 답답하다"며 "수사와 별개로 학교 공동체 안전을 위한 실효성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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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 신호 있었는데…안 막았나, 못 막았나

피해 학생 측은 이번 사건 전에도 위험 신호가 있었다고 주장한다. 같은 학년 학생들로부터 B 군이 지난해부터 가방에 과도를 넣고 다녔다는 취지의 말을 들었고, 평소 위협적인 발언을 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는 것이다.

다만 이같은 내용은 수사와 학교 조사 과정에서 추가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다.

사건을 목격한 학생들도 심리적 충격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 당국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집단 심리 치료와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당시 수업을 맡았던 미술 교사도 심리적 충격으로 병가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A 군 부모는 "이번 일은 피해 학생 한 명의 문제를 넘어 같은 교실에 있던 학생들과 학교 구성원 모두에게 큰 충격을 준 사건"이라며 "모든 학생이 다시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도록 엄정한 수사와 분리·보호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kk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