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정보 줄게" 유인해 강제추행…서교공 30대 직원, 2심도 징역 1년

수원법원종합청사. 2019.5.24 ⓒ 뉴스1

(수원=뉴스1) 김기현 기자 = 취업 준비생들을 상대로 폭행하거나 가학적인 행동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서울교통공사 직원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형사항소6-2부(강희경 이상훈 김은정 부장판사)는 9일 30대 남성 A 씨 강제추행, 강요, 폭행 혐의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직권으로 1심 판결 중 유죄 부분을 파기하되 원심과 동일한 이런 형을 선고했다. 아울러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 및 3년간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도 함께 명령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이 피고인 강제추행죄를 유죄로 인정해 형을 선고했다"며 "그러나 신상정보 공개·고지 명령과 취업 제한 명령을 통보하거나 그 면제 여부를 심리해 판단하지 않은 잘못이 있어 원심판결에는 직권 파기 사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양형과 관련해선 검사와 피고인이 각각 사실오인, 법리오행, 양형부당 등을 사유로 제기한 항소를 모두 기각하며 "1심이 설시한 사정들을 면밀히 비교해 보면 원심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그 사유를 설명했다.

A 씨는 지난 2022년 12월부터 2023년 11월 사이 취업준비생인 피해자 B 씨(23·남)를 강제로 추행하고 폭행한 혐의 등을 받는다. 그는 2018년 서울교통공사 공채 승무원으로 입사한 후 네이버에서 '철도' 분야 취업 정보를 공유하는 개인 블로그를 운영하며 B 씨 등 취업 준비생들과 접촉해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일반 취업준비생들이 구하기 어려운 철도 관련 공사 최신 기출문제나 공사별 채용시험 자료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것처럼 홍보하면서 취업 준비생들에게 증명사진과 이름 등을 보내 인증을 하게 한 후 정보공유 및 취업상담도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그는 온라인상에서 B 씨에게 "너 같은 사람은 화장실에서 옷 벗고 손들고 무릎 꿇고 있어야 한다. 정신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여러 차례 이야기하면서 B 씨를 자신의 할머니 집으로 불렀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B 씨에게 "너는 6등급 받고 바닥 같은 인생 살면서 남한테 무시당하지 않냐. 바뀌고 싶으면 내가 시키는 대로 하라"며 B 씨 속옷을 제외한 옷을 모두 벗게 한 후 무릎을 꿇고 손들고 있게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A 씨는 나아가 B 씨 뺨을 때리고 목을 조르거나 B 씨에게 자기 성기를 손으로 쥐게 하는 등 가학적인 행동을 하게 하고, 진공청소기로 B 씨 엉덩이를 10여차 례 때렸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면접시험 대비를 명목으로 B 씨에게 '1분 영상'을 매일 찍어 카카오톡으로 전송하게 하고, B 씨가 영상을 늦게 올리면 '무릎을 꿇은' 사진이나 동영상을 전송하게 하기도 했다.

A 씨는 1심 재판 과정에서 "일부 강제추행 범행은 직접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간접정범 형태여서 B 씨의 의사를 억압할 정도의 의사 지배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반면 A 씨가 다른 취업준비생들을 상대로 온라인상에서 한 비슷한 범행에 대해서는 △피해자들이 모두 20대 중후반의 사회경험이 있는 성인이었던 점 △취업 관련 자료가 피고인에게서만 얻을 수 있는 자료는 아니었던 점 △피고인이 30대 초반의 공사 소속 6급에 불과해 객관적으로 피해자들의 취업에 어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근거로 '무죄' 판단을 내렸다.

kk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