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대2→9대22→19대12'…8년 새 세 번 뒤집힌 경기 민심

추미애 107만표 차 압승에도 민주당 목표 '29곳'엔 못 미쳐
도지사 선거와 기초단체장 선택 달라…교차투표 성향 확인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4일 오전 경기 수원시 팔달구 마라톤빌딩에 마련된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실해지자 환호하고 있다. 2026.6.4 ⓒ 뉴스1 김영운 기자

(수원=뉴스1) 최대호 기자 =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경기도지사와 기초단체장 선거 모두 우위를 점하며 4년 만에 경기도 주도권을 되찾았다. 다만 2018년 지방선거 당시와 같은 압도적 독주 체제를 복원하는 데는 실패하면서 경기도가 전국 정치 흐름에 따라 민심이 크게 움직이는 대표적인 승부처임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추미애 민주당 경기도지사 당선인은 개표율 99.98% 상황에서 378만12표(55.04%)를 얻어 양향자 국민의힘 후보(268만9815표·39.37%)를 107만197표 차(15.67%포인트)로 따돌리고 당선을 확정했다.

이번 승리로 추 당선인은 대한민국 헌정사상 첫 여성 광역단체장이라는 기록을 쓰게 됐다.

민주당은 도지사 선거 승리와 함께 수원·고양·화성·부천·남양주·평택·안양·시흥·파주·김포·의정부·광주·양주·광명·군포·오산·이천·안성·구리 등 19개 시·군 단체장을 확보했다.

국민의힘은 용인·성남·안산·하남·포천·의왕·양평·여주·동두천·과천·가평·연천 등 12개 시·군에서 승리하며 존재감을 유지했다.

이번 결과는 최근 8년간 급격하게 변화한 경기도 정치 지형의 연장선이라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추 당선인이 민주당 당대표를 맡았던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는 당시 이재명 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남경필 자유한국당 후보를 큰 표차로 꺾으며 민주당 바람을 이끌었다. 당시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민주당이 31개 시·군 가운데 29곳을 석권했고, 자유한국당은 연천과 가평 등 2곳에 그쳤다.

그러나 2022년 제8회 지방선거에서는 상황이 정반대로 뒤집혔다. 정권교체 직후 치러진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22개 시·군 단체장을 차지하며 약진했고 민주당은 9곳 확보에 그쳤다.

경기도지사 선거 역시 초접전이었다. 김동연 민주당 후보는 개표가 새벽까지 이어진 끝에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를 8913표, 0.15%포인트 차로 따돌리며 가까스로 승리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민주당이 다시 우위를 회복했지만 2018년 수준의 압도적 독주에는 이르지 못했다는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특히 추 당선인이 100만 표가 넘는 격차로 압승했음에도 민주당이 확보한 기초단체장은 19곳에 머물렀다. 민주당 경기도당이 선거 과정에서 목표로 제시했던 '29개 시·군 승리'에도 크게 못 미쳤다.

정치권에서는 유권자들이 도지사 선거에서는 추 당선인에게 표를 주면서도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는 국민의힘 후보를 선택하는 교차투표 성향을 보인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로 성남·용인·하남 등 수도권 핵심 지역과 경기 동북부 일부 지역에서는 국민의힘 후보들이 선전하며 기초단체장을 지켜냈다. 정당 지지도뿐 아니라 후보 개인 경쟁력, 현직 프리미엄, 지역 현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지역 정가 한 관계자는 "민주당이 2022년 패배를 극복하고 다시 경기도 주도권을 가져오는 데 성공했지만, 2018년과 같은 일방적 우세를 재현하지는 못했다"며 "이번 선거는 유권자들이 정당보다 후보 경쟁력과 지역 이슈를 고려해 선택하는 경향이 더욱 뚜렷해졌음을 보여준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경기도가 특정 정당의 고정 지지 기반이라기보다 선거 때마다 민심이 움직이는 전국 최대 스윙 지역이라는 점이 다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sun070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