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수원화성' 자리한 팔달산 7곳 동시 방화 40대 징역 5년
법원 "방화 범죄 공공의 안전 위협…문화재 소실될 뻔"
- 배수아 기자
(수원=뉴스1) 배수아 기자 = 경기 수원시 팔달산 여러 지점에 동시다발적으로 불을 지른 혐의를 받는 40대 남성에게 법원이 징역 5년을 선고했다.
28일 수원지법 형사14부(부장판사 윤성열)는 산림재난방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A 씨에게 이같이 선고했다.
지난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문화재 손상 가능성이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해 달라"며 A 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A 씨는 최후 진술에서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마음이 울적해 술을 마시고 그랬다. 구치소에서 많이 반성했다. 선처 부탁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재판부는 "방화 범죄는 공공의 안전 등을 위협해 비난 가능성이 크다"며 "팔달산 일대는 많은 사람들이 산책 및 등산뿐 아니라 유네스코 수원화성도 위치해 있어 피고인의 범행으로 인해 문화재 소실 위험이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은 동종 범죄로 형 집행이 종료된 후 누범 기간 중에 이 사건을 저질렀다"며 "다만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고 양극성 정동장애, 조증 진단 등을 받은 병력 등 이러한 사정을 모두 종합해 실형을 선고한다"고 판시했다.
A 씨는 지난 3월12일 오전 11시 10분쯤 경기 수원시 팔달구 팔달산 내 7개 지점에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7개 지점은 △서장대 등산로 입구 △중앙도서관 인근 △팔달산 정상 인근 △팔달약수터 인근 등으로 확인됐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잡목 40여 그루와 임야 560㎡가 소실되는 등 1700여만 원의 재산 피해가 났다.
각 방화 지점 근처에 있는 세계문화유산 화성(華城) 감시용 시설 서남각루(西南角樓), 경기도 기념물인 청동기시대 무덤 지석묘군(支石墓群) 등도 모두 무사했다.
팔달산(해발 143m)은 팔달구 행궁·고등동과 장안구 영화동에 걸쳐 자리 잡은 수원지역 중심부로, 매일 등산객과 행락객이 다수 몰리는 명소로 꼽힌다. 특히 보물 403호인 화서문을 비롯해 서북공심돈, 서장대, 행궁 등 국가사적으로 분류되는 화성 핵심 구간을 품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A 씨는 경찰에 붙잡혀 "산책하러 나간 것뿐"이라며 끝까지 혐의를 모두 부인했었다. 하지만 수사기관은 CCTV 영상을 통해 A 씨가 범행 직전 약수터 바가지를 미리 부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한 것을 밝혀냈다. 이는 불을 질렀을 때 주변 시민들이 약수 이용해 초기에 진화하는 것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의도였다.
sualuv@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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