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재구성]짧은 연애, 뒤틀린 욕망…살해후 시신 오욕 '끔찍 결말'

이별 통보에도 집착…전 여친과 여친의 새 남자친구 살해
법원 "납득 어려운 변명 허위 진술 일삼아" 무기징역 확정

(이천=뉴스1) 양희문 기자 = 4개월간의 짧은 연애였지만 그 끝은 참혹했다.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한 남성의 뒤틀린 집착은 2명을 살해하고 나서야 멈췄다.

30대 남성 A 씨는 2024년 12월 직장에서 알게 된 여성 B 씨와 연애를 시작했다. 한 달 뒤에는 이천시 소재 B 씨 오피스텔에서 함께 살았다.

하지만 이들의 사랑은 오래가지 못했다. A 씨는 술에 취하면 물건을 던지는 등 행패를 부렸고 경찰이 출동하는 일도 벌어졌다.

결국 B 씨는 연애 4개월 만인 지난해 4월 1일 A 씨에게 이별을 통보했다.

A 씨는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는 수시로 B 씨 주거지 앞을 서성이거나 현관문에 귀를 대며 인기척을 확인했다.

수백 통의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여러 차례 전화를 걸며 "다시 만나 달라"고 애원했다.

심지어 사는 곳을 B 씨가 거주하는 오피스텔로 옮기고, 동거하던 시절 챙겨 나온 카드키를 이용해 B 씨 방에 몰래 들어가기도 했다.

그럼에도 B 씨는 A 씨와의 재회를 단호하게 거부했다.

A 씨의 뒤틀린 집착은 점점 극도의 분노로 변해갔다.

그는 인터넷에 '사람 목 급소' '여자친구 죽이고 자살' '목 찔리면 죽는 곳’ ‘화성 오피스텔 여자친구 살인사건' 등의 키워드를 검색했다.

이어 다양한 종류의 흉기 70개가량을 찾아본 뒤 잭나이프를 구매했다.

범행을 결심한 A 씨는 지난해 5월 4일 오전 2시께 흉기를 들고 B 씨 주거지를 급습했다.

당시 방 안에는 B 씨와 그의 새 남자친구 C 씨가 함께 있었는데, A 씨는 흉기로 이들을 무참히 찔러 살해했다.

A 씨의 분노는 살해 이후에도 풀리지 않았다. 그는 C 씨 사체 위에 담배꽁초와 자른 지폐를 올려두는 비정상적인 행동을 보였다.

숨진 B 씨의 몸에선 A 씨의 유전자형이 검출되는 등 성폭행 또는 사체오욕이 의심될 만한 정황도 확인됐다.

수원지법 여주지원 전경

법정에 선 A 씨는 범행을 끝까지 부인했다.

A 씨 집에 들어간 건 사실이나 먼저 흉기를 휘두른 건 C 씨였고, 자신은 기절해 버려 이들이 숨진 경위를 알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을 맡은 수원지법 여주지원은 A 씨가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과 허위 진술을 일삼고 있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A 씨는 항소심에 이르러 범행을 인정했지만, 2심 재판부는 "감형에 참작할 만한 이유라고 볼 수 없다"며 원심 형을 유지했다.

A 씨는 2심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으나, 지난 5월 14일 상고를 취하하면서 형이 확정됐다.

yhm9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