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개교 기념 예식 중 노조 시위…法 "예배 방해 아냐"

검찰 항소 기각…1·2심 모두 '무죄' 판단

수원법원종합청사. 2019.5.24 ⓒ 뉴스1 조태형 기자

(수원=뉴스1) 김기현 기자 = 기독교 정신에 기반한 대학 개교 기념 예식 중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20여 분간 예배를 중단시킨 노동조합 지부장이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6-2부(부장판사 강희경·이상훈·김은정)는 50대 A 씨 예배 방해 혐의 사건 2심에서 검찰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무죄) 판결을 유지했다.

B 대학 노조 지부장인 그는 2023년 5월 교내 예배당에서 열린 개교 기념 행사 도중 조합원들과 함께 단상을 점거하고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20여 분간 시위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대형스크린에 기념 예식과는 관계없는 영상을 송출하며 "임금인상 소급적용", "임금인상 평등"이라고 적힌 팻말을 들어 보이거나 "임금 인상 쟁취하자", "평등 이룩하자"는 등 구호도 외치는 방식이다.

1심 재판부(원심)는 행사 구성과 진행 순서를 근거로 A 씨에게 예배를 방해하려는 고의가 없었다고 보고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원심은 "피고인이 예배당 단상을 점거하는 등의 방해를 한 시점은 개교 83주년 기념 예배가 종료된 이후였다"며 "따라서 예배 내지 그와 밀접 불가분에 있는 준비 단계를 방해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반면 검찰은 1심 판결 후 "피고인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 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잘못이 있다"는 취지로 항소했다.

그러면서 "전체 행사가 예배와 밀접하게 연결된 하나의 종교의식으로, A 씨 행위가 예배 중 또는 준비 단계에서 이뤄진 방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 판단 역시 원심과 같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예배는 찬송, 기도, 설교 등으로 구성된 1부에서 이미 종료됐고, 이후 이·취임식과 기념행사는 종교의식이 아닌 일반 행사 성격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A 씨가 단상을 점거한 시점이 목사 설교 종료 이후였다는 점을 들며 예배 자체나 그 준비 과정을 방해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예배 요소로 볼 여지가 있는 축도나 교가 제창 역시 행사 말미에 배치된 점에서 전체를 하나의 예배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다"며 "검사가 주장하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고 부연했다.

kk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