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수영 배우려다 사고 날라"…초등 수업에 '전세버스·성인 수영장' 논란

이동·교육 환경 모두 허점…학교 측 "여건상 불가피"

어린이 통학차량 자료사진. ⓒ 뉴스1

(수원=뉴스1) 최대호 기자 = 초등학생 3·4학년 대상 생존수영 교육이 오히려 안전 사각지대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동 수단과 교육 환경 전반에서 법적·제도적 기준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다.

11일 교육계에 따르면 경기 수원시 영통구 A 초등학교 등 일부 학교는 생존수영 수업을 위해 학생들을 외부 수영장으로 이동시키면서 어린이 통학버스가 아닌 일반 전세버스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도로교통법 제52조 및 관련 규정에 따르면 13세 미만 어린이를 교육 목적으로 이동시킬 경우 어린이 통학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어린이 통학버스는 황색 외관과 정지표시장치, 전용 발판 등을 갖춰야 하며, 어린이 보호용 보험에도 가입해야 한다.

이는 2013년 충북 청주에서 발생한 어린이 교통사고를 계기로 도입된 이른바 '세림이법' 취지를 반영한 조치다.

그럼에도 일부 학교에서는 기준을 충족하지 않은 전세버스를 이용하는 실정이다. 특히 A 초교의 경우 어린이 통학버스 확보가 가능한 상황에서도 전세버스를 이용해 학생들을 수송해 왔으며, 올해 역시 전세버스 업체와 계약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영장 안전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교육부의 생존수영 교육 운영 매뉴얼은 학생의 발이 닿는 수심(약 80~100㎝) 확보를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A 초교를 비롯한 일부 학교는 성인용 수영장을 활용해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심이 깊은 환경에서 교육이 이뤄질 경우 안전사고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수심 보완을 위해 설치하는 발판 역시 발 끼임 등 또 다른 사고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같은 문제는 '학생 안전'에 대한 교육당국의 안일한 판단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실제 경기도교육청은 생존수영을 비정기 체험학습으로 보고 어린이 통학버스 이용을 의무화하지 않고 있다. 성인용 수영장 이용에 대해서도 안전점검을 통과한 시설을 엄선해 활용하고 있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A 초교 관계자는 "어린이 통학버스는 차량 규모가 작아 한 번에 수송이 어렵고, 나눠 이동할 경우 인솔 교사 확보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현장 여건상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수영장 역시 교육청에서 선정하거나 인증한 시설을 이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교육 전문가들은 "비용이나 행정 편의가 안전보다 우선된 것 아니냐"며 우려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생존수영 교육의 취지를 고려할 때 무엇보다 안전 기준 준수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초등학교 3~4학년은 수상 안전에 취약한 연령대로, 이동 과정과 교육 환경 모두에서 보다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교육계 관계자는 "생존수영은 위기 상황에서 스스로를 보호하는 능력을 기르는 교육"이라며 "기본적인 안전 여건이 확보되지 않으면 오히려 사고 위험을 키울 수 있다. 생존을 위한 교육이 학생 생명을 위협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보완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생존수영 교육 예산은 현재 교육당국과 지방자치단체가 50%씩 부담하고 있다. 공공 재원이 투입되는 만큼 안전 관리 책임 역시 더욱 엄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수원시는 지난 2일 수원교육지원청과 각급 학교에 통학버스 운영 지침 준수와 안전관리 강화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sun070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