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차도 교수 부부 차 화재…퇴근길 경찰이 대형 참사 막았다

폭발 직전 부부 대피…여자친구도 실시간 현장 중계로 피해 막아

화재 현장.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4.2/뉴스1

(과천=뉴스1) 김기현 기자 = 젊은 경찰관이 퇴근길에 마주한 지하차도 차량 화재 현장에서 신속한 판단으로 생명을 지킨 사실이 알려졌다.

2일 경기 수원팔달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오후 6시 35분께 과천시 과천대로를 달리던 수원팔달서 지만파출소 소속 양선호 경장(31)은 한 승용차에서 검은 연기가 뿜어져 나오기 시작하는 것을 목격했다.

당시 양 경장은 주간 근무를 마치고 여자친구 윤다예 씨와 함께 퇴근 중이었다. 양 경장은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차를 몰았다.

해당 승용차가 남태령 지하차도로 진입하는 순간, 승용차에 불꽃이 튀며 불이 붙었다. 양 경장은 즉시 비상등을 켠 상태로 여러 차례 경적을 울려 위험한 상황이 발생했음을 알렸다.

동시에 윤 씨는 112에 신고해 차량 화재 발생 사실을 알린 데 이어, '보이는 112' 시스템을 통해 실시간으로 현장을 중계했다.

윤 씨는 특히 승용차가 남태령 지하차도 진출로에 정차하자, 차에서 내려 "당장 나오세요"라고 외치며 손을 좌우로 흔드는 등 대피를 유도하기도 했다.

덕분에 승용차 운전자인 채종서 씨(67·성균관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와 동승자인 채 씨 아내는 아무런 부상 없이 무사히 대피할 수 있었다.

채 씨 부부가 차에서 내리자마자 차는 폭발했고 불은 승용차를 통째로 집어삼킬 정도로 커져만 갔다.

그러자 양 경장과 윤 씨는 남태령 지하차도 안으로 걸어 들어가 운전자들에게 후진을 유도하며 안전거리를 확보하는 등 2차 피해도 막았다.

퇴근 시간대였던 탓에 당시 지하차도 안에는 차 수십 대가 있었다. 양 경장 커플의 활약이 없었다면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었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화재 현장.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4.2/뉴스1

소방 당국은 신고 접수 약 4분 만에 현장에 도착, 장비 10대와 인력 27명을 투입해 오후 6시 50분께 화재를 진압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인명 피해는 없었다. 최승호 과천소방서 주암119안전센터 2팀장(소방경)은 "자칫 2차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었지만, 안전 조치를 잘해줬기에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양 경장과 윤 씨는 채 씨 부부의 상황 진술 등 조사가 종료될 때까지 현장에 머무르며 상황 정리를 도운 것으로 전해졌다.

또 갑작스러운 사고로 충격을 받은 부부를 자택까지 데려다주고 귀가했다.

채 씨는 "차에 불이 난 줄도 모르고 운행하고 있었다. 그런데 뒤차가 바짝 따라오며 수차례 경적을 울리고 비상등을 깜빡여 이상함을 느끼고 정차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덕분에 목숨을 구했다"며 "차량 폭발과 전소로 우왕좌왕하고 있었는데, 집까지 바래다주셔서 더욱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과천경찰서는 위험을 무릅쓰고 신속하고 용감한 대응으로 국민 안전을 지킨 양 경장 커플에게 포상을 결정했다.

양 경장은 "경찰관과 마찬가지로 분초를 다투며 최일선에서 국민 안전을 지키는 소방관분들께도 감사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kk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