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번호를 '010'으로 변조…보이스피싱 조직원 무더기 검거
수사·공공·금융기관 사칭…총 2억 7300만원 상당 골드바·현금 편취
- 김기현 기자
(광명=뉴스1) 김기현 기자 = 해외 전화번호를 국내 전화번호로 변조한 후 수사·공공·금융기관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사기 행각을 벌여 수억 원을 편취한 일당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광명경찰서는 사기 및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등 혐의로 보이스피싱 조직 현금 수거책 A 씨(30대·중국)와 사설 중계기 관리책 B 씨(40대·한국) 등 8명을 구속 송치했다고 11일 밝혔다.
아울러 경찰은 A 씨 등과 같은 혐의로 현금 수거책 6명과 사설 중계기 관리 방조범 1명 등 7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덧붙였다.
현금 수거책 A 씨 등 8명은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피해자 3명으로부터 총 2억 7300만 원 상당 골드바와 현금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 등은 수사기관을 사칭하며 "범죄에 연루됐으니 수사에 협조하라" 등 협박성 발언으로 피해자들을 꾀어낸 것으로 조사됐다.
나아가 이들은 공공·금융기관을 사칭한 '투자 리딩 사기'나 '대리구매(노쇼) 사기' 수법도 동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리딩 사기는 주식·펀드 등에 대리 투자해 준다고 속이고 돈을 받은 뒤 잠적하는 범죄를, 노쇼 사기는 공사 발주를 미끼로 금전을 편취하는 범죄를 말한다.
사설 중계기 관리책 B 씨 등 7명은 같은 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서울, 인천, 청주 등지 오피스텔 5곳에 중계기를 설치해 운용한 혐의를 받는다.
사설 중계기는 해외에서 수·발신되는 전화번호를 '070' '010' 등으로 시작하는 국내 전화번호로 둔갑시켜 피해자 휴대전화에 표시되도록 하는 장비다.
최근 보이스피싱 조직은 사설 중계기를 범죄에 많이 이용하고 있다. 해외 전화번호로 전화나 문자를 받을 경우 피해자들이 보이스피싱으로 의심하기 때문이다.
특히 보이스피싱에 이용되는 휴대전화 1대로만 하루에 최소 수백 명에게 전화나 문자가 수·발신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작년 10월 광명지역에서 보이스피싱 피해 신고를 접수하고 수사에 나서 A 씨 등 현금 수거책 8명을 차례로 검거했다.
특히 경찰은 현금 관리책 중 1명이 수사 개시 후 잠적해 사설 중계기 관리책으로 범행을 이어온 사실을 확인하고 나머지 사설 중계기 관리책 등 7명을 추가로 붙잡았다.
경찰은 또 각 피의자 주거지와 사무실 등에서 4500만 원 상당 골드바와 보이스피싱에 이용된 휴대전화 181대 등을 압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대대적 검거로 추가 범죄 피해 예방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다른 공범들도 끝까지 추적해 추가 범행을 막겠다"고 말했다.
이어 "보이스피싱은 현재도 다양한 수법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특히 수사기관과 공공기관, 금융기관을 사칭하는 수법 등은 전형적인 보이스피싱 수법이니 주의해야 하고, 보이스피싱이 의심되면 즉시 경찰에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kk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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