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얼어붙는 느낌이네요"…출근·등굣길 꽁꽁 싸매고 나선 시민들
경기도 19개 시군에 한파주의보…기상청 "당분간 추위"
- 유재규 기자, 이윤희 기자, 최대호 기자
(수원·화성=뉴스1) 유재규 이윤희 최대호 기자 = "꽁꽁 싸매고 출근·등교 합니다."
경기지역 일부에 한파주의보가 발효중인 3일 오전시간 경기 수원시 권선구 금곡동의 한 초등학교로 자신의 아이를 데려다주는 학부모 정 모 씨(30대·여)는 "여느 때처럼 아이를 (학교에)바래다 주러 나왔는데 오늘 유독 춥다"고 말했다.
초교 2년생인 정 씨의 딸은 그야말로 중무장 상태였다. 머플러에, 장갑에, 털모자까지 갖추고 내의도 입혔다고 정 씨는 전했다.
저학년 초교생들은 저마다 엄마 아빠의 손을 꼭 잡고 천천히 학교 정문으로 들어섰다. 한 학부모(40대·여)는 "평상시 아이의 등굣길에 항상 같이 걸어왔는데 오늘은 추워서 차를 태워 등교 시켰다"고 말했다.
급격히 떨어진 기온에 경기 화성시 동탄 목동 광역버스 정류장은 이른 시간부터 한겨울 같았다. 얼음같은 바람이 옷깃을 파고들었고, 서울로 향하는 버스를 기다리는 회사원들은 잔뜩 움츠린 채 발을 동동 구르며 추위를 견뎠다.
정류장 앞에서 두꺼운 패딩에 마스크와 목도리까지 둘러싼 직장인 김 모 씨(34)는 "손이 너무 시려서 휴대폰을 꺼낼 엄두도 안 난다. 빨리 버스 왔으면 좋겠다"며 양손을 꼭 쥐었다.
간혹 지나가는 차량들이 밀어내는 찬 공기까지 더해지며 체감온도는 더욱 낮게 느껴졌다. 출근 시간이 다가올수록 정류장에는 시민들이 늘어났고, 줄은 길어졌다. 숨을 내쉴 때마다 하얗게 맺히는 입김이 바람결에 허공으로 흩어졌다.
서울로 이동하는 광역버스를 애타게 기다리던 직장인 이모 씨(29)는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발끝이 그냥 얼어붙는 느낌"이라며 "집에서 나오는 게 진짜 큰 결심이었다"고 말했다.
기상청의 예보로 옷을 두껍게 입어 추위를 견딜 만하다는 시민도 있다.
화성시청 인근으로 출근하는 이모 씨(40대·봉담읍)는 "아침에 기온이 영하 10도 가까이 떨어진다고 해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생각보다 그렇게 춥지는 않다"며 "바람도 없고, 옷을 여러겹 껴입어 그런 것 같다. 기분 좋은 겨울아침 느낌이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전날(2일) 오후 9시부터 경기지역 일부에 한파주의보를 내렸다.
한파주의보가 발효된 지역은 안산·동두천·연천·포천·가평·고양·양주·의정부·파주·구리·남양주·군포·하남·용인·이천·화성·여주·광주(경기)·양평 등 19개 시군이다.
한파주의보는 △아침 최저기온이 전날보다 10도 이상 하강해 3도 이하이고 평년값보다 3도가 낮을 것으로 예상될 때 △아침 최저기온이 -12도 이하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이 예상될 때 △급격한 저온현상으로 중대한 피해가 예상될 때 내려진다.
오전 8시20분 기준으로 파주 -9.2도, 동두천 -8.9도, 양평 -7.2도, 이천 -6.9도, 수원 -6.8도 등으로 기록됐다.
기상청은 낮 기온도 영하권에 머물어 춥겠으며 특히 강한 바람에 체감온도는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한동안 추위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노약자, 임산부, 어린이 등 건강 취약층은 건강관리에 유의 해야겠다"고 말했다.
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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