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로 차도 '아장아장' 위험천만"…3살 아기 구한 30대 청년들
우연히 아동 포착…곧바로 뛰어가 보호 조치한 후 112 신고
30대 청년들 "너무 무관심한 사회가 아니었으면 하는 바람"
- 김기현 기자
(군포=뉴스1) 김기현 기자 = "저거 아기 아니야?"
초등학교 동창 관계인 박한균·심우철 씨(35)는 지난달 8일 오후 1시 20분께 경기 군포시 금정동 한 다차선 도로 옆 인도를 걷다 화들짝 놀랐다.
3살배기 남아 A 군이 차량 통행이 많은 인근 주택가 골목에서부터 다차선도로까지 맨발로 아장아장 걸어나와 위험천만한 활보를 이어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교통사고 위험이 크다고 판단한 박 씨 등은 곧바로 뛰어가 두 손으로 A 군을 안고 골목 안 안전한 곳으로 데려와 112에 신고했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골목길에는 청소차가 작업을 하고 있어 사고 위험이 컸다"며 "아이가 혼자 먼거리까지 이동했다면 단기실종사건의 생명인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박 씨 등은 또 경찰이 현장에 오기 전까지 A 군과 놀아주며 안심시키고, 골목 곳곳을 확인하거나 행인에게 도움을 청하는 방식으로 부모 및 집 주소 파악에 나서기도 했으나 끝내 실패했다.
마침 현장에 도착한 군포경찰서 금정파출소 소속 허정원 경위와 동료 경찰관 3명 역시 박 씨 등으로부터 A 군을 인계받고 부모를 찾기 위해 골목 수색을 벌였다.
그러던 중 허 경위와 동료들 눈에 짧은 A 군 머리카락이 들어왔다. A 군이 비교적 최근 이발했다고 판단하기 충분한 상황이었던 셈이다.
따라서 허 경위 등은 즉시 인근 미용실로 향해 부모 정보를 물었고, 때마침 한 손님이 "아이 집을 알고 있다"며 직접 안내해 준 덕에 A 군을 가족에게 안전히 인계했다.
당시 A 군 엄마는 "안방에서 외출을 준비하는 사이 아이가 혼자 밖으로 나갔다"며 "아이를 찾아준 시민과 경찰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박 씨는 "요즘 다들 무관심한데, 때로는 관심 있게 지켜보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한다"며 "너무 무관심한 사회가 아니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군포서는 실종아동 골든타임을 확보해 소중한 생명을 지킨 박 씨 등에게 전날 오후 4시 30분 감사장을 수여했다.
경기남부경찰청 역시 A 군 안전을 지켜준 박 씨 등에게 감사함을 표하며 경찰청 '아동안전 시민상' 후보자로 추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동안전시민상은 경찰청과 BGF리테일(CU편의점)이 협력해 아동 안전 확보에 크게 기여한 시민에게 수여하는 영예로운 상이다.
김평일 군포서장은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는데, 두 분의 세심한 관심과 적극적인 행동 덕분에 아이를 신속히 가족에 인계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kk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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