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당일 사표' 류혁 전 법무부 감찰관, '단 하나의 사표' 출간
계엄 선포 당일 긴박한 상황 생생히 회고
운동·취미 즐기고 수사에 헌신한 '평생 평범한 검사'
- 이상휼 기자
(경기=뉴스1) 이상휼 기자 = 류혁 전 법무부 감찰관이 저서 ‘단 하나의 사표’를 출간했다. 그는 작년 12월 3일 비상계엄이 발령된 날 밤 사표로 맞선 단 한 명의 공직자다.
그날 계엄 발령에 따라 법무부로 모이라는 소집 명령을 받자 “계엄 관련 일체의 지시나 명령을 이행하지 않겠다”며 즉각 사표를 냈다. 그는 12월 4일 자정 0시 9분 법무부 회의실에서 사직서를 제출했다. 불법 계엄 선포에 항의해 직을 던진 유일한 사례로 기록됐다.
이에 대해 그는 “평화로운 일상을 소중히 여기는 평범하고 상식적인 시민으로서 내린 결단”이라고 말했다. 복잡다단했던 법무부 감찰관으로서의 행보를 관통하는 그의 키워드는 원칙이었다.
그가 에세이 형식으로 쓴 ‘단 하나의 사표’에는 계엄 당일의 긴박하고 생생한 상황이 담겼다.
법무부에서 나오자마자 그는 “계엄은 정신 착란”이며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 행위는 “내란죄”라고 규정했다. 이후 언론은 류 전 감찰관의 발언을 인용해 보도를 쏟아냈다.
류 전 감찰관은 문재인 정부 때 추미애 장관과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의 갈등에 휘말려 ‘친윤’이라는 오해를 받기도 했으나, 원칙주의자로서 당시 소신과 행보에 대해 진솔한 심경도 풀어냈다. 이 사안에 대해 그는 “절차적인 면이나 실체적인 면에서 좀 더 신중하고 차분하게 진행했어야 한다”며 소신을 굽히지 않는다.
책 속 묘사된 ‘검사 윤석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모습에 대해 저자는 “정치적 비난이 아닌 직업인으로서의 관찰과 법리적 판단”이라고 부연했다.
취미 부자인 그는 운동과 천체관측, 프라모델 제작 등에 대해서도 조예가 깊다. 30대 후반 체중이 100㎏에 육박하다가 40대에 들어서면서 운동에 몰입해 64~68㎏으로 건강을 되찾았다. 마라톤 풀코스를 수십 회 완주했으며 울트라마라톤, 철인3종경기에도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2009년 14.5인치 돕소니언 방식의 반사망원경도 직접 제작했으며, 2010년에는 호주 사막으로 여행을 떠나 남반구의 천체를 관측하기도 했다. 마라톤대회 진행요원, 프라모델 컨테스트에서 심사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1968년생 서울 출생인 저자 류혁은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사법시험 36회(연수원 26기) 합격, 1997년 서울지검 검사로 임관해 서울·통영·울산·창원·부산·속초·의정부·고양지청·대검 등에서 검사 생활을 했다. 2005년 검사를 그만두고 삼성전자 법무팀에서 근무하기도 했으나 다시 검사로 복직해 강력부·특수부 등에서 활약한 뒤 통영지청장, 법무부 감찰관을 지냈다.
그는 “정치 검사는 소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평범한 사람은 대개 성실하게 밥벌이를 위해 애쓴다. 평범한 검사인 나도 그랬다. 직업윤리와 양심에 따라 일했다. 누구 하나 억울함이 없도록 헌신적으로 수사했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원칙적으로 수사했다. 동료들을 존중했고 함께 어울리기를 즐겼다. 그렇게 가장 검사답게 살았다”고 말했다.
daidaloz@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