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두천시, 미2사단 공무상 출입증 17장 자진 반납·행사도 불참
미군, 걸산동 마을 신규 출입·통행 허가증 미발급
박형덕 시장 "주민들과 불편 함께 감내할 것"
- 이상휼 기자
(동두천=뉴스1) 이상휼 기자 = 경기 동두천시가 미2사단 캠프 케이시에 공무상 출입할 수 있는 출입증 17장을 미군에 자진 반납했다.
5일 시에 따르면 미2사단을 거쳐야 출입할 수 있는 '걸산동 마을'은 '육지섬'으로 불린다. 걸산동 신규 주민들에 대한 미군의 '출입·통행 허가증'이 발급되지 않자, 박형덕 시장과 김승호 시의회 등은 공무상 발급된 출입통행허가증을 모두 반납했다. 지방정부로서 주민들과 불편을 같이 감내하겠다는 뜻과 함께 미군을 향한 일종의 항의성 반납으로 풀이 된다.
특히 박 시장과 시는 미2사단 내에서 열리는 행사의 초청장을 받았으나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출입통행허가증이 없으므로 참석하기 난해한 이유도 있다. 앞으로 시와 시민들의 미군기지에 대한 직간접적 행정 및 봉사 지원 등도 줄어들거나 끊길 여지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53가구, 92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진 걸산동은 미군기지로 둘러싸여 지역민들 사이에서 '육지 섬'이라 불린다. 걸산동은 동두천 보산동에서 캠프 케이시를 통과하면 10분 내외로 도착할 수 있지만, 미군 부대 출입이 막힐 경우 걸어가기 어려운 임도로 1시간 이상 우회해야 한다.
미2 사단은 2022년 6월부터 걸산동 신규 전입자에 대한 출입·통행증을 발급해 주지 않고 있다. 미2사단은 부대 내 보안을 이유로 미발급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이로 인해 신규 전입자들이 집에 제대로 가지도 못하거나 임도를 거쳐 어렵게 겨우 오가는 형편이다. 야간이나 눈·비가 오는 날에는 통행이 불가능해 주민들이 고립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에 대해 시는 "걸산동 우회도로 개설을 위해서는 수백억 원에 달하는 예산이 필요한데 실현 불가능하며, 현실적으로 미2사단이 기존처럼 허가증을 내주는 것이 가장 수월하다"고 설명했다.
시민들은 "국가안보를 위해 동두천시민들이 70년 동안 희생했다"며 "정부와 미군의 무책임한 행동으로 국민이 마땅히 누려야 할 거주 이전의 자유를 침해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걸산동은 진출입 도로가 없어 기존 주민들의 주택 및 토지 매매 등의 재산권 침해도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조치가 걸산동으로의 신규 전입을 막아 결국 지역 소멸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동두천시는 대표적인 주한미군 주둔지로 지난 70년간 미군과 함께 대한민국의 안보를 책임져 왔다. 동두천은 시 전체 면적의 42%에 달하는 땅을 무상으로 미군에게 내어주며 시 추산 연평균 3243억 원의 주둔 피해를 입고 있다. 이를 70년으로 환산하면 무려 25조 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daidaloz@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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