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로맨스스캠' TK파 11명 구속 송치…자발적 범죄 가담(종합)

피해자 36명 상대로 16억 뜯어…피해 더 늘어날 수도
귀국 거부하다 결국 국내 송환…경찰, 총책 추적 중

캄보디아 당국의 범죄단지 단속으로 적발돼 구금됐던 한국인들이 1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송환되고 있다. 이번 송환 대상자들은 이른바 '웬치'로 불리는 캄보디아 범죄단지에서 보이스피싱이나 로맨스 스캠(사기) 등 범죄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호송 차량 23대 등을 타고 충남경찰청 등 6개 관할 경찰관서로 압송된다. (공동취재) 2025.10.18/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의정부=뉴스1) 양희문 기자 = 캄보디아 내 온라인 스캠 범죄단지에서 활동하다가 국내로 송환된 'TK파' 조직원들이 검찰에 넘겨졌다.

경기북부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전기금융통신사기, 범죄조직가입 등 혐의로 캄보디아 현지에서 체포된 피의자 15명 중 11명을 구속 송치했다고 28일 밝혔다.

나머지 3명은 범행 가담 정도가 비교적 낮아 불구속 수사 중이며, 또 다른 1명은 다른 범죄로 이미 구속영장이 발부돼 부산지검 동부지청에서 조사하고 있다.

피의자들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9월까지 캄보디아에서 로맨스 스캠 범행 등을 벌여 피해자 36명으로부터 약 16억 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SNS에 광고 글을 게시해 피해자들을 끌어모았고, 이후 여성을 사칭해 만남 등의 명목으로 돈을 편취했다.

피해자들은 1인당 적게는 수십만 원에서 많게는 수억 원까지 돈을 송금했다.

조직도(경기북부경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뉴스1

조직은 운영을 총괄하는 총책, 이를 보좌하며 실무 전반과 인력 공급을 담당하는 총관리자, 각 파트 팀원의 근태를 관리하고 지시하는 팀장 등으로 구성되는 지휘·통솔 체계를 가지고 있었다.

가명 사용, 근무 중 휴대전화 금지, 사진 촬영 금지, 야간엔 커튼으로 외부차단, 다른 부서와의 업무 내용 공유금지 등 조직 규율도 엄격했다.

또 SNS에 광고 글을 게시하는 홍보팀과 광고를 보고 접근한 피해자를 기망하는 로맨스 2개 팀으로 역할을 분담해 범행했다.

20~30대 남녀로 구성된 피의자들은 국내 구인·구직 광고 등을 통해 모두 자진해서 범행에 가담했다. 가입과 탈퇴도 자유로웠다.

총책 A 씨는 이 조직을 'TK파'로 부르며 프놈펜 툴콕 지역에 위치한 13층 건물에 사무실과 숙소를 마련했다.

이후 지난 8월 캄보디아 현지 단속이 강화되자 센소크 지역 7층 건물로 이전했다.

조직원들은 2인 1조로 한방에서 지내다가 결국 잇따라 체포돼 지난 18일 국내로 송환됐다.

범행 수법(경기북부경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뉴스1

이들은 현지에서 구금됐을 당시 총책 A 씨가 현지 수사 당국에 금품을 주고 단속 무마를 부탁하는 속칭 '관작업'을 통해 자신들을 석방시켜 줄 것이란 생각에 대사관의 도움을 거절하고 귀국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A 씨는 현재 캄보디아에 체류 중인 것으로 추정되며, 경찰은 그를 계속해서 쫓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지에서 압수된 휴대전화 등에 대한 포렌식을 통해 공범과 범행 진행 과정 전반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며 "추가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yhm9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