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2천명 일하는 듯"…전국서 캄보디아 범죄 첩보·증언 '속출'(종합)
"부친 위독하다고 속인 뒤 4000만원 건네고 탈출"
"살려 달라" 말 남기고 연락 끊겨…전국서 신고
- 양희문 기자, 최대호 기자, 이성덕 기자, 이수민 기자, 유재규 기자, 최성국 기자, 홍수영 기자, 김태형 기자, 박정현 기자
(전국=뉴스1) 양희문 최대호 이성덕 이수민 유재규 최성국 홍수영 김태형 박정현 기자 = 한국인 대상 납치·감금 피해가 속출하는 캄보디아 범죄단지에서 수백~수천 명의 한국인이 일하고 있다는 첩보와 증언이 나오고 있다.
15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오영훈 부산 서부경찰서 수사과장은 이날 "캄보디아 범죄단지 50여 곳에서 일하는 한국인이 2000여 명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오 과장은 최근 투자 리딩 사기를 조사하면서 캄보디아 현지를 방문해 탐문 수사를 벌였는데, 이 과정에서 범죄단지에 한국인이 감금돼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범죄단지에 있는 한국인 중 범행 가담을 알고 합류한 경우도 있지만 일부는 고소득 일자리 보장에 속아서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납치·감금 피해자들은 여권과 통장을 빼앗긴 채 범죄에 동원되고 폭행까지 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납치 피해자의 생환 증언도 잇따르고 있다.
A 씨(20대)는 지난해 10월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친구의 꼬드김에 캄보디아로 출국했다가 범죄소굴로 알려진 '웬치'에서 1주일간 납치·감금됐다.
공항에 도착한 A 씨는 마중 나온 차에 타자마자 휴대전화와 여권을 빼앗기고 '로맨스스캠' 범죄에 동원됐다.
범죄 조직은 수익을 내지 못하면 구타하거나 고문 영상을 보여줘 심리적 압박을 가했다.
그는 중국인 조직원에게 "부친이 위독하다"고 말하고 한화 4000만 원을 송금한 뒤에야 겨우 귀국했다.
A 씨는 "300~400명이 함께 생활했고, 그 중엔 한국인도 상당히 많았다"며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웬치에서 '누가 죽었다고 하더라'는 소문이 무성했다"고 말했다.
캄보디아 범죄단지인 웬치에 체류하는 한국인은 1000명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현지에 파견된 봉사단체 등도 급히 귀국길에 오르고 있다.
경기도는 이날 "캄보디아에 체류 중인 경기청년 기후특사단 34명 전원을 16일부터 20일까지 순차적으로 귀국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기청년 기후특사단은 지난 11일 캄보디아 캄폿주에 파견돼 28일까지 나무심기, 환경개선, 기후행동 캠페인, 문화교류 등 활동을 벌일 예정이었다.
김동연 도지사는 "안전 문제에는 과도할 만큼 대응해야 한다"며 조기 귀국 결정을 내렸다.
캄보디아 관련 실종 신고도 전국 각지에서 잇따랐다.
신고자들은 "캄보디아로 출국한 가족과의 연락이 두절됐다" "뉴스를 보고 캄보디아에 있는 가족의 범죄 관련성이 걱정된다" "살려 달라는 말을 남기고 연락이 끊겼다" 등의 내용으로 신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외교부를 통해 캄보디아 주재 공관에 신변 확인을 요청하는 등 소재 파악에 나섰다.
yhm9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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