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진법사 '무민공원 조성 청탁' 의혹…의왕시장-시의원 4명 '맞불'

시장 "시와 시민 위한 일…전성배 청탁과 관련 없고, 알지도 못해"
시의회 "전 사업 추진 과정 공개하고, 엄정한 법·행정적 조치해야"

경기 의왕시의회 의원 4명이 15일 오전 시의회에서 '무민공원 청탁 의혹 규탄 결의문'을 발표하고 있다. (의왕시의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9.15/뉴스1

(의왕=뉴스1) 김기현 기자 = 김건희 여사 측근인 건진법사 전성배 씨 '경기 의왕시 무민공원 조성 청탁 의혹'과 관련해 15일 일부 의왕시의회 의원이 김성제 시장을 강력 규탄했다. 반면 김 시장은 전 씨 청탁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오직 시와 시민만을 위해 추진한 사업이라며 완강히 선을 긋고 있어 한동안 진위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김태흥·서창수(이상 더불어민주당)·박현호·한채훈(이상 무소속) 의원은 이날 오전 시의회에서 '무민공원 청탁 의혹 규탄 결의문'을 발표하며 "김 시장과 전 씨가 연루된 이 사건은 우리 시민 모두의 자존심을 깊이 상하게 했고, 시의원으로서 시민 여러분 앞에 진심으로 부끄럽고 참담한 심정을 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시와 시의회에 따르면 장안지구 훼손지 복구 사업 중 하나로 추진된 무민공원은 백운호수 내 약 2만 4000㎡ 공간에 조성된 곳으로, 지난 2023년 11월 문을 열었다. 주로 핀란드 여성 작가 토베 얀손이 북유럽 신화 속 요정 '트롤'을 기반으로 만든 캐릭터인 무민 조형물과 천연잔디, 놀이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

김 시의원 등은 "이 (무민공원 조성) 사업은 원래 우리 도시 녹지 복구라는 공공의 선한 목표를 품고 있었다"며 "그러나 민관 공동출자사의 불투명한 사업 구조와 20억 원 규모 기부채납 방식, 그리고 제도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인센티브 제공 절차는 문제를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경기 의왕시 무민공원. (의왕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9.15/뉴스1

특히 이들은 김 여사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특검)이 전 씨가 무민 지적재산권을 가진 콘랩컴퍼니 대표에게 "의왕시에 백운호수를 바꾸는 프로젝트가 있는데 검토해보라"고 권유하며 김 시장을 소개해주고, 그 대가로 금품을 요구한 것으로 파악했다고도 밝히기도 했다.

김 시의원 등은 그러면서 △무민공원 사업 전 과정과 관련된 모든 문서 및 민간·공공 협의 내역, 외부 인물 접촉 기록 즉시 공개 △전 씨 청탁·금품수수 의혹에 대한 명확한 책임 소재 규명 및 관련자 전원에 대한 엄정한 법·행정적 조치 즉각 이행 △기부채납 사업 인센티브 심사 절차 전면 재점검 및 제3의 독립 심사기구 등 제도적 장치 마련 등을 요구했다.

이를 두고 김 시장은 뉴스1과 통화에서 "콘랩컴퍼니 측으로부터 2022년 처음 연락을 받긴 했으나 전 씨와 개인적 친분이 전혀 없고, 사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은 적도 없다"며 "콘랩커퍼니 측이 제안한 무민 사업이 시와 시민을 위한 괜찮은 아이템이라고 생각해 담당 공무원들과 함께 공개적으로 만나 설명을 듣고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당시 시 예산이 부족했고, 마침 백운PFV 주주사가 기부채납이 가능하다고 해 시와 백운PFV 주주사, 콘랩컴퍼니가 3자 업무협약을 맺고 사업을 계속 진행한 것"이라며 "전 씨 청탁과는 아무 상관이 없고, 지금도 전 씨와 콘랩커퍼니 관계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부연했다.

kk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