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천서 돼지 847마리 살처분…잇단 ASF 확진에 양돈농 '불안'

올해 확진 농가 모두 5곳…모두 경기 북부서 발생
멧돼지 감염 추정…당국 "추가 확산 없도록 방역"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경기 김포시 돼지농장/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연천=뉴스1) 양희문 기자 = 경기 연천군 돼지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해 양돈농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15일 방역 당국에 따르면 전날 연천군 소재 양돈농가에서 돼지가 폐사했다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됐다.

당국은 해당 농장에서 ASF 정밀검사를 실시한 결과 양성을 확인, 긴급 행동 지침(SOP)에 따라 돼지 847마리를 매몰 처분했다.

이번 발생은 지난 7월 파주 농장에서 돼지 2500여 마리가 ASF 확진으로 살처분된 데 이어 약 2달 만이다.

올해 들어선 다섯 번째 확진 농가다.

확진 농가 5곳(양주 3곳, 파주 1곳, 연천 1곳)은 모두 경기 북부에 위치해 있다.

ASF 주요 확진 경로는 '야생 멧돼지'로 꼽히는데 이들 농가도 멧돼지에 의한 감염으로 추정된다.

특히 비무장 지대가 대부분인 경기 북부는 다른 지역보다 멧돼지 서식 밀도가 높아 감염에 취약하다.

당국은 ASF 차단 울타리를 설치해 멧돼지 유입을 최소화하려고 하나 차량 통행 등의 문제로 완벽한 차단은 쉽지 않다.

양돈농들은 ASF 확산 공포에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이번에 확진 판정을 받은 연천 농가는 반경 10㎞ 안에 농장 61곳이 있다. 사육두수는 10만 마리 이상이다.

역학관계에 있는 농장 22곳까지 더하면 모두 83곳으로 늘어난다.

이 탓에 농장주들은 최악의 경우 추석을 앞두고 연쇄 확산에 따른 대규모 살처분 사태가 벌어질까 우려한다.

실제 2019년 9월 16일~10월9일 연천·파주·김포지역 9개 농장에서 총 37만 마리가 살처분된 바 있다.

포천에서 돼지를 키우는 A 씨(50대)는 "ASF는 치료제도, 백신도 없어 걸리면 무조건 살처분"이라며 "추석을 앞둔 시기에 인근 연천에서 ASF가 발생하니 불안하다"고 우려했다.

당국은 ASF 추가 확산 방지를 위한 긴급 대응에 나섰다.

농장 간 전파를 차단하기 위해 군과 인접 5개 시군에 대해 16일 오후 8시까지 축산 관계시설 종사자와 차량 일시 이동 중지 명령을 내렸다.

또 발생 지역 내 바이러스 차단을 위해 광역방제기와 방역차 등 장비를 동원해 농장과 도로를 소독 중이다.

발생 농장 반경 10㎞ 내 농장과 역학관계가 있는 농장에 대해선 긴급 정밀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중앙정부와 협력해 방역 조치에 나서고 있다"며 "추가 확산이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yhm9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