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암산 자락 40년 굿판 '불법 무속 시설' 55곳 전격 강제철거

주광덕 남양주시장 "시민 안전 최우선…자연을 시민 품으로"
이달 말까지 굿당 등 55곳 전면 철거

10일 주광덕 남양주시장이 불암산 일대 불법 건축물들에 대한 행정대집행을 진두지휘하는 모습. (남양주시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남양주=뉴스1) 이상휼 기자 = "불암산(해발 509m) 일대 숲을 수십 년 간 무단 점유한 무속 관련 불법 시설물을 전면 철거해 천혜의 자연을 온전히 시민들에게 돌려주겠다."

10일 오전부터 경기 남양주시(시장 주광덕)가 불암산 일대 불법 시설물들에 대한 전면 철거 작전에 돌입했다.

남양주, 서울 노원 등에 걸쳐 있는 불암산은 등산로가 험하지 않아 남녀노소 수도권 시민들이 무수히 찾는 명소임에도 수십여 년 간 불법 시설물들이 방치돼 왔다.

시에 따르면 불암산 일대에는 약 40년 간 굿당 등 무속 행위 장소, 불법 주거용 컨테이너, 조리·취사시설 등이 난립돼 있었다.

이들이 점유한 불법 시설물들은 총 면적 약 91만1482㎡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10일 남양주시 공무원, 경찰, 소방 등 공직자들이 합심해 불암산 일대 불법 건축물을 전면 철거하는 모습. (남양주시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이들은 촛불과 향을 피우고 무속 관련 부속물들을 태우는 등 '산불 위험' 요소를 야기했고, 전기선과 LP가스통을 사용해 위험물질 폭발 위험성도 유발했다.

특히 주요 등산로 주변에 소음과 음험한 분위기를 연출해 시민들의 불안감을 조성하기도 했다.

민원을 청취해온 시는 지난해부터 총 4회에 걸쳐 불법 행위자들에게 자진철거 계고와 시정명령을 시행했으나, 불법 행위자들은 자진철거를 이행하지 않았다.

이에 시는 특단의 대책을 취하기로 했다. 이날부터 이달 말까지 별내동 불안산 일대 굿당 등을 위시한 불법 건축물 55곳을 행정대집행하기로 한 것이다.

대집행에는 시 공무원들을 주축으로 소방과 경찰 등 공직자들이 합심해서 나섰으며 중장비를 투입됐다.

시는 철거 잔재물들을 신속히 수거해 불암산 본래의 자연환경으로 되살리겠다는 목표다.

시 관계자는 "단순한 불법 건축물 제거를 넘어 수십 년간 시민의 안전을 위협해 온 구조적 위험요소를 해소하고, 시민 모두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주광덕 시장은 "수십 년간 우리 모두의 발목을 잡아 온 불법 건축물 문제를 이제야 비로소 종결짓게 됐다"며 "시민 안전을 지키고 불암산의 아름다운 풍경과 숨결을 온전히 시민들의 품으로 되돌려주는 역사적 전환점"이라고 강조했다.

daidaloz@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