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멸망을 미리 조문"…안중근 유묵, 광복 80년만에 日서 귀환

국보급 '장탄일성 선조일본'…뤼순 감옥서 쓴 '독립'도 반환 추진

안중근 의사 유묵 '長歎一聲 先弔日本(장탄일성 선조일본)'.(경기도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수원=뉴스1) 최대호 기자 = 경기도는 국보급 유물인 안중근 의사 유묵(생전에 남긴 붓글씨) '長歎一聲 先弔日本(장탄일성 선조일본)'의 국내 귀환을 성공했다고 14일 밝혔다.

아울러 안 의사의 또 다른 유묵인 '獨立(독립)'의 귀환을 추진 중이다.

도는 광복 80주년을 맞아 최근 안 의사 유묵 귀환 프로젝트를 비공개로 추진해왔다.

약 20년 전 일본에서 안중근 의사의 유묵 '장탄일성 선조일본' '독립' 등 유묵 2점을 최초 발견한 민간 탐사팀에게서 일본측 소장자의 국내 반환 의사를 확인한 뒤 귀환을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장탄일성 선조일본'과 '독립'은 지금까지 알려진 안중근 의사의 유묵과는 달리 항일정신이 직접 투영된 작품으로서 그 가치를 국보급으로 평가하고 있다.

'장탄일성 선조일본'은 "큰 소리로 길게 탄식하며, 일본의 멸망을 미리 조문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안 의사가 일본제국 관동도독부(여순감옥과 재판부를 관장)의 고위 관료에게 건넨 작품으로, 이후 그 관료의 후손이 보관해왔다. 죽음을 앞두고도 흔들림 없었던 안 의사의 기개와 역사관, 세계관이 담긴 작품으로, 국내에 들어온 적이 없었다.

도는 일본 소장자와의 협상을 벌인 끝에 '장탄일성 선조일본'을 최근 국내로 들여오는 데 성공했다. 현재 경기도와 일본 소장자간의 협상을 중재해온 민간 탐사팀이 보관중이다.

안중근 의사 유묵 '獨立(독립)'.(경기도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독립'은 뤼순 감옥에서 안 의사가 직접 써서 일본인 간수에게 건넨 것으로, "나는 조국의 독립을 위해 죽는다"는 굳센 신념을 두 글자로 응축한 대표작이다.

현재 교토 류코쿠 대학이 일본인 간수의 후손으로부터 위탁받아 보관 중이다. 국내 전시가 몇 차례 있었으나 아직 완전한 귀환은 이뤄지지 않았다.

현재까지 확인된 안중근 의사의 유묵은 약 60여 점인데, 정부는 이 중 31점을 보물로 지정했다.

도 관계자는 "안중근 의사 유묵(붓글씨) 귀환 프로젝트는 아직 진행형"이라며 "김동연 지사의 강한 의지에 따라 앞으로 광복회 경기도지부와 협력해 유묵 귀환을 반드시 성사시키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는 이번 프로젝트가 성사되면, 한반도 평화의 상징이자 안중근 의사의 고향(황해도 해주)과 가까운 DMZ지역에 '안중근 평화센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평화센터는 안중근 기념사업은 물론 추가 유묵 발굴수집, 동아시아 평화 교류를 위한 연구 및 포럼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게 된다.

sun070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