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 친구 권유로 시작"…'고백 프로젝트'로 중고생 72명 자진 신고

경기남부경찰청, 청소년 도박 문제 조기 예방 프로그램 운영

경기남부경찰청 전경. 2024.11.16/뉴스1 ⓒ News1 김기현 기자

(수원=뉴스1) 김기현 기자 = 경기남부경찰청과 경기도남부자치경찰위원회는 청소년 도박 문제 조기 예방을 위한 '고백(Go-Back) 프로젝트'를 지난 4~5월 두 달간 시범 운영했다고 2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기간 청소년 72명이 자진 신고를 통해 도움을 요청했고, 이들 가운데 48명은 전문기관에 연계돼 현재까지 상담 및 치료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학교급별 자진 신고자는 중학생이 37명, 고등학생이 35명이다. 이들은 대부분 친구 권유 또는 온라인 광고를 보고 도박을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진 신고 경로별로는 본인 신고 41건, 보호자 신고 31건으로 나타났다. 청소년 도박 문제를 해결하는 데 가족 관심과 개입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나타내는 지표다.

자진 신고자 A 씨 보호자는 "아이가 과거 도박을 한 사실로 경찰에 조사를 받은 적이 있는데, 재차 도박한 사실을 알고 절망했다"며 "자진 신고제를 통해 전문기관·선도프로그램 연계 등 도움을 받을 수 있어 너무 고마웠다"고 말했다.

고백 프로젝트는 청소년 스스로가 도박 문제를 인정하고 건강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돕는 자진 신고제다.

초기 신고 접수 단계부터 학교전담경찰관(SPO) 및 전문기관 대면 상담, 도박센터 등 전문 프로그램 연계, 사례 관리 등 맞춤형 지원을 제공한다.

주요 참여 기관은 경기도교육청, 경기남부도박문제예방치유센터, 경기도청소년상담복지센터,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경기남부스마트쉼센터 등이다.

경찰은 시범 운영 기간이 종료됨에 따라 운영 결과를 점검하고, 현장의 견을 반영해 오는 7월 이후 자진 신고 기간을 다시 운영할 계획이다.

경찰은 자진 신고한 청소년이 요건에 부합될 경우, 선도심사위원회를 통한 훈방‧즉심 처분으로 처벌의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자진 신고는 국번 없이 117에 전화를 걸어 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경기남부청과 31개 경찰서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김준영 경기남부경찰청장은 "이번 시범운영을 통해 청소년 사이버도박 심각성과 함께 자진 신고제를 통한 조기 개입 필요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자진 신고제는 단순한 상담 창구가 아니라, 도박 중독 회복의 첫 단추가 되는 제도"라고 말했다.

강경량 경기도남부자치경찰위원장은 "이번 사업이 시금석이 돼 청소년 보호를 위한 지역사회 안전망이 더욱 촘촘하게 되도록 경찰, 교육청, 지자체 등 유관기관과 협조체계 구축에 더욱 힘쓸 예정"이라고 전했다.

kk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