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정수리가 녹을듯 더워요"…폭염 식힐 냉면, 메밀집 앞 긴줄

점심시간 냉면 전문점 줄지어…손선풍기로 더위 달래기도
어른·아이 더위해소 제각각…기상청 일 전국 곳곳 비 예보

19일 경기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의 한 냉면전문 일반음식점에 손님들이 줄지어 있다.

(수원=뉴스1) 유재규 기자 = "정수리가 녹아 내릴 듯한 더위입니다."

무더위가 이어지는 19일 낮 12시, 경기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소재 냉면전문 일반음식점 앞 주차장에서 만난 공무원 A씨(40대·여)는 손으로 얼굴을 향해 연신 부채질을 하고 있었다.

해당 음식점과 약 100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수원시청에서 근무중인 A씨는 주말부터 이어지는 더위 탓인지 부서 직원들과 함께 차가운 종류의 음식으로 점심식사를 해결하기로 했다.

A씨와 함께 온 남성직원은 자신의 손으로 상의 목덜미 앞부분을 계속 펄럭이며 잠깐이나마 더위를 식혔고 일부 동료는 손수건으로 이마에 흘리는 구슬땀을 훔치기 바빴다.

평양냉면으로 유명한 해당 음식점 입구에는 날씨가 덥다는 것을 마치 증명해 보이듯 기다리는 손님들로 붐볐다.

A씨는 "지난주 월요일과 비교하면 훨씬 덥다. 간이 덜 된 평양냉면을 시원하게 먹을 예정이다"라고 했다.

메밀국수 가게를 운영하는 업주 B씨는 점심을 먹는 손님과 매장으로 들어오는 주문을 일일이 상대하느라 정신없이 바빠 보였다. 배달은 주로 메밀국수와 돈가스가 같이 제공되는 세트메뉴가 인기다.

B씨는 "카레돈가스가 주메뉴인 우리 가게에서 메밀국수가 잘 팔리는 일은 거의 드물지만 더울 때는 종종 이렇다"라고 말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30분 기준, 수원지역 기온은 32도로 측정됐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밖으로 걸어 다니는 동안 시원한 커피음료 또는 물이 절로 생각날 정도다.

커피전문점에서 차가운 음료를 주문해 기다리는 C씨(30대·여)는 "정수리가 녹아내릴 듯 하다"며 손바닥으로 자신의 이마를 짚어 그늘막을 만들었다. 그는 "아직 6월 중순인데 벌써부터 더우면 어쩌나 싶다"며 "삼복더위도 한참 남았는데 벌써부터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30~40대 주부들은 만 5~7세 되는 자녀들을 데리고 나와 시원한 물놀이를 즐기게 했다.

수원 영통구 원천동의 한 아파트단지 내 외부에 설치된 분수대는 아이들의 인기만점 놀이터로 변했다. 바닥에 설치된 분수에서 시간차로 물이 뿜어져 나올 때마다 아기들의 얼굴에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즐겁게 뛰노는 아이들을 보며 흐믓해 하면서도 "물 마시지마" "미끄러져, 조심해" 등 걱정섞인 말도 건넨다.

해당 아파트단지에 거주하는 D씨는 (30대·여) "월차를 내서 쉬는 날인데 무작정 집에 에어컨만 켜놓고 있기는 뭐하고 해서 아이를 데리고 나왔다"며 "데리고 나오길 다행이다. 아이가 덥다고 찡얼대지 않을까 걱정했었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출근길 버스정류장에서 미니 손선풍기로 바람을 쐐며 버스를 기다리는 승객들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한 승객은 "주말에 유명그룹 아이돌 가수의 데뷔기념 행사가 열린 서울 여의도를 다녀왔는데 너무 더워 미니 손선풍기를 구매했다"며 버스 도착시간 알림 전광판을 하염없이 보고 있었다.

서울 지역 낮 최고기온이 35를 넘어 폭염주의보가 발령된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여의대로 일대 뜨겁게 달궈진 아스팔트 위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2023.6.19/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이날 오후 2시 경기지역 주요도시 낮 최고기온은 △수원 33도 △ 이천 33도 △파주 32도 △동두천 32도 △양평 32도로 각각 파악됐다.

또 전날(18일) 오후 8시부터 발효된 도내 20개 지역(광명·과천·동두천·연천·포천·가평·고양·양주·의정부·파주·성남·구리·남양주·하남·용인·이천·안성·여주·광주(경기)·양평)에서 폭염주의보도 이어지고 있다.

기상청은 이번 무더위가 20일 저기압이 통과하며 전국적으로 비가 내려 한풀 꺾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주요도시 예상 최고기온은 △서울 35도 △인천 32도 △춘천 33도 △강릉 27도 △대전 33도 △대구 30도 △전주 34도 △광주 34도 △부산 28도 △제주 28도다.

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