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복체→훈민정음체’…경기도교육청, 직인 글씨체 변경

“공공기관서 특정 인사가 쓴 글씨체 사용 부적절”

경된 경기도교육감 직인. 왼쪽은 신영복체로 쓰인 기존 직인, 오른쪽은 훈민정음체로 쓴 현재 직인(경기도교육청 관보 캡처처)

(경기=뉴스1) 이윤희 기자 = 경기도교육청이 '신영복체'로 쓰인 직인 글씨체를 훈민정음체로 교체했다.

11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신영복체로 쓰인 교육감 직인을 훈민정음체로 변경해 사용 중인다.

도교육청이 진보 진영의 고(故) 신영복 성공회대 교수의 손글씨를 본뜬 글씨를 직인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이재정 전 교육감이 재직 중이던 2020년 11일부터다.

신 전 교수는 1966년 '통일혁명당 사건'에 연루돼 20년간 복역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신 전 교수는 성공회대 교수로 재직하다가 1998년 사면 복권됐고 2016년 별세했다.

도교육청 내부에선 교육감 직인의 글씨체가 변경된 것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 직원들 사이에선 "보수성향인 임태희 교육감이 당선되면서 과거 진보교육감 흔적 지우기에 나선 것 아니냐"고 지적하는 반면 일부에선 "공공기관에서 특정 성향을 지닌 인사의 글씨체를 사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모든 국민이 알고 사용하는 훈민정음체를 원훈으로 쓰는 것은 당연하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전국 곳곳의 공공기관들의 직인이 훈민정음체로 변경되고 있는 추세다"면서 "보수성향 교육감으로 바뀐 것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앞서 국가정보원은 지난 6월 '신영복체로 쓰여진 원훈석의 서체가 정보기관의 정체성을 훼손한다'는 지적에 따라 신영복체로 쓴 원훈석을 폐기하고 기존 원훈석을 복원한 바 있다.

ly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