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신곡동 주민들 '관광호텔' 건설에 반발

사실상 '러브호텔'… "학생 통학권 위협"

건축주 이모씨가 경기 의정부시 신곡동에 건설중인 관광호텔. 주민들은 사실상 러브호텔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News1=김광선기자

경기 의정부시 신곡동 주민들이 학생들의 통학로에 관광호텔로 가장한 일반 숙박시설이 들어온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금오택지개발지구 관광호텔 신축반대 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의정부시 신곡2동 764번지 일대에 관광호텔 2개가 각각 연면적 3939㎡에 지하2층, 지상 10층 규모로 들어설 예정이다.

주민들은 이 호텔의 객실이 각각 56개에 불과한 점과 각 방안에 월풀 욕조 등이 설치되는 것을 들어 속칭 러브호텔로 불리는 숙박시설이 들어선다고 반발하고 있다.

비대위 관계자는 “이 호텔에는 관광호텔이 갖춰야 하는 연회장, 레스토랑, 헬스장 등 부대시설이 하나도 없다"며 "사실상 모텔과 다를바 없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관광호텔이 설치되면 선례가 돼 이 일대가 유흥가로 변질될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현재 관광호텔  인근에는 초등학교 4개, 중학교 2개, 고등학교 1개교와 20여개의 보습학원, 유치원, 어린이집이 운집해 하루 7000여명의 학생들이 통학로로 이용하고 있다.

국은주 의정부시의원은 “관광호텔이 들어서는 신곡동 일대는 도시계획상 숙박업과 유흥업이 허가가 날 수 없는 곳”이라며 “관광진흥법을 악용해 사실상의 숙박업소를 설치하는 것이고 시는 이를 방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호텔 부지 앞 30m에 대형 학원들이 운집해 있는데 시가 어떻게 허가를 내줬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담당 공무원의 집이 이곳이라면 절대 허가를 내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는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이 호텔이 현행법상 관광호텔로 허가를 얻었고 법적하자가 없기 때문에 건축을 제지할 근거가 없다”며 “호텔 완공 뒤 주민들이 우려하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단속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향후 시가 관광호텔 허가를 취소하지 않을 경우, 비대위는 담당공무원을 배임 혐의로 고발한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관광호텔을 둘러싼 시와 주민들의 공방은 당분 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batto191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