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잃은 부동산 정책…‘고위직 다주택처분·기본주택’ 치고나간 이재명

“정책결정권자 부동산 과다 보유 안돼…투기·투자 목적 처분해야”
“평생 거주 기본주택 적정 임대료로 공급…로또임대 안되게 설계”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8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경기도 종합 부동산 대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7.28/뉴스1 ⓒ News1 경기사진공동취재단

(경기=뉴스1) 진현권 기자 =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8일 도청 4급 이상 고위공무원의 다주택 처분 권고와 함께 장기공공임대형과 임대조건부 분양주택 등을 주요내용으로 한 기본주택 공급방안을 내놨다.

경기도판 부동산대책이 발표된 셈이다.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대책들이 시장불신을 받으면서 신뢰회복을 위한 조치들이 선행되지 않으면 부동산문제를 잡기 어렵다는 인식이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그는 그 불신의 가장 큰 원인으로 정책결정권자들이 부동산을 과다하게 보유하고 있고, 대중들은 (그것을) 집값이 오르는 증거로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내놓은 것이 정부(2급 이상)보다 더 강력한 4급 이상 공직자에 대한 다주택 처분권고 조치다. 시장에 부동산정상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여줌으로써 정상화의 과정을 밟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고위직 다주택 처분 조치로 국민 신뢰 회복"

이 지사는 이날 경기도청에서 ‘경기도 부동산대책’ 온라인 브리핑을 갖고 경기도청 소속 4급 이상 공무원과 시군 부단체장, 도 공공기관 등의 상근 임원과 본부장급 이상 간부(경기주택도시공사는 주택정책기관이라는 업무 특성 고려해 처장급 간부까지 포함)에 대해 1주택 초과 주택을 연말까지 처분하도록 강력 권고했다.

부동산 문제가 토지의 유한성에 기인한 수요공급불균형이 주원인이지만, 부동산정책에 대한 국민 불신이 문제를 키우고 있는 만큼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부동산시장은 심리에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좋은 정책과 더불어 정책에 대한 신뢰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정책결정권자가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막기 위해 주식백지신탁제가 있는 것처럼 고위공직자는 주거나 업무용 필수부동산 이외 일체 부동산을 보유하지 못하게 하는 부동산백지신탁제가 도입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기도는 조속한 부동산백지신탁제 도입을 위해 국회와 중앙정부에 협조를 구하는 한편 도민과 함께 입법실현에 힘쓰겠다”며 “그러나 입법만을 기다릴 수 없기에 임시방편으로 투기투자 목적의 다주택 보유 고위공직자에 대한 대처방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날 저녁 MBC 뉴스데스크와 인터뷰에서도 “부동산 정책이 정상적으로 기획되고 정상적으로 집행되면 이렇게 될 리 없는데 문제는 정책이 제대로 만들어지느냐, 제대로 지켜질지에 대한 국민들의 의구심에 있다. 그 불신의 가장 큰 원인이 정책결정권자들이 부동산을 과다하게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대중들은 (그것을) 집값이 오르는 증거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7월초부터 2주간 다주택 보유현황 조사를 통해 주택처분 대상자가 정해졌다.

이날 발표에 따른 주택 처분 대상자는 7월1일 기준 4급 이상 고위직 332명의 28.3%인 94명이다. 다주택자는 2주택 20.8%(69명), 3주택 4.8%(16명), 4주택 이상 2.7%(9명)로 파악됐다.

이들은 올 연말까지 실거주 주택을 제외한 주택을 처분해야 한다. 부득이한 사유로 다주택을 보유할 경우에는 사유 발생일로부터 6개월 내 해소하면 된다.

경기도시공사(GH)가 3기신도시 등 역세권 핵심요지에 30년 이상 거주가능한 장기임대주택인 ‘경기도형 기본주택’ 건설을 제안했다.(GH 제공)ⓒ 뉴스1

권고위반 시 내년 인사부터 주택보유 현황이 승진, 전보, 성과평가 시 불이익을 받는다. 다주택자들은 관련 업무에서도 배제된다.

이 조치 발표 이후 도청에서는 “노후보장용인데 매각하라는 것은 말도 안 된다”와 “공직자로서 지시에 따라 즉시 팔게 될 것”이라는 등 찬반양론이 맞서고 있다.

◇평생 거주 가능한 기본주택 3기신도시에 공급

이 지사는 부동산정책에 대한 신뢰회복을 위한 다주택 보유 고위 공직자에 대한 주택처분 권고조치에 이어 수도권 부동산 대책으로 30년 이상 거주가능한 경기도형 기본주택 공급계획도 내놨다.

경기도형 기본주택은 3기신도시 역세권 등 핵심요지에 장기공공임대형과 임대조건부 분양주택으로 나눠 공급된다.

장기공공임대형은 역세권 등 가장 좋은 입지에 무주택자라면 누구나 입주할 수 있는 초장기 공공임대주택으로 거주 조건이 좋지 않은 지역에 건설돼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입주자를 모집한 기존 임대주택과 차별화된다.

무주택자 누구라도 도심의 역세권에서 30년 이상 안정된 주거환경을 누릴 권리를 갖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원가보전이 가능한 수준의 적정 임대료가 책정될 예정이다.

주택 면적과 품질도 중산층 이상이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수준으로 공급된다.

임대조건부 분양형은 토지소유권은 건설사업시행자가, 건축물과 복리시설에 대한 소유권은 주택을 분양받는 사람이 갖는 주택형태로 토지와 주택 소유권을 모두 분양자가 갖는 현행 아파트 분양형식과 차이가 있다. 토지소유권을 사업시행자가 보유하기 때문에 투기 우려가 없고 일반 분양아파트 대비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경기주택도시공사가 기본주택 월 임대료를 추정한 결과, 4인 가구(전용 74㎡) 기준 57만3000원(조성원가 3.3㎡당 2000만원, 동일평형 1000세대 단지 기준) 정도로 예상된다.

경기주택도시공사는 3기 신도시에 기본주택을 시범 추진한 뒤 사업성과를 분석해 확대 시행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이 지사는 “공급정책의 핵심은 새로 지어서 공급하는 것인데 가격차가 커서 로또가 되어 있다. 분양을 하면 분양열풍을 일으켜 분양시장을 자극한다. 제일 핵심적인 공급정책은 비주거용을 주택시장에 내놓게 하는 것”이라며 “신규주택 공급 시 로또 분양은 오히려 부동산 투기를 부채질하기 때문에, 역세권에 중산층까지도 자식들 데리고 평생 살 수 있을 정도인 35평에 이르는 규모의 공공임대주택인 기본주택을 적정한 임대료로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기본주택은) 30년 이상 임대를 보증한다는 의미이지 30년 후 분양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분양하지 않고, 당연히 임대입주자에게 분양우선권도 없다”며 “그런데 ‘관리비 수준’의 임대료는 너무 낮아 로또임대가 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임대료를 주변 시세에 비해 낮게 해야 하지만 과도하게 낮지 않도록 설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적정하게 낮은 임대료가 지나치게 낮은 로또 임대료보다 오히려 집값안정에 낫다는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의 지적도 있었다”며 “싱가포르처럼 모든 국민들이 집을 사지 않고도 집 걱정 없이 살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기도가 먼저 집값 걱정 없는 나라의 길을 열어보겠다. 기본주택 임대료가 낮아서 문제일 뿐 임대료가 너무 높다는 일부의 거짓선동에 현혹되지 말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에 따라 경기주택도시공사가 정부와 협의를 통해 경기도형 기본주택을 어떻게 구체화시킬 지 주목된다.

jhk10201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