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위탁 대해부〕②공공위탁 기본 조례도 없이 사무 위탁
민간위탁 조례 준용…지방자치법 공공위탁 근거 규정 오인
- 김평석 기자, 이상휼 기자, 권혁민 기자
(경기남부=뉴스1) 김평석 이상휼 권혁민 기자 = 대한민국 자치 1번지 서울특별시.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서울시가 민간과 공공기관 등 외부에 위탁한 사무는 총 362개다. 위탁금만 1조원이 넘는다.
서울시는 ‘서울특별시 행정사무의 민간위탁에 관한 조례’에 따라 위탁 절차와 방법, 수탁 기관에 대한 사후관리를 규율하고 있다.
그러나 이 조례에 근거해 서울시로부터 각종 사업을 위탁받은 법인, 단체, 기관 가운데 상당수가 공공기관이거나 지방공기업, 서울시 출자·출연기관이다.
이들 기관은 지방자치법 제104조 제2항과 같은 법 제151조 등이 규정한 공공위탁 대상 기관임에도 관련 조례가 없어 민간위탁 조례를 준용해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많다.
서울산업진흥원에 위탁한 IT Complex 통합관리운영 및 활성화 사업, 서울시설공단에 위탁한 태양광 발전사업 등이 예다.
서울시 민간위탁 사업을 분석한 결과 수탁기관에 서울시설공단, SH공사, 서울메트로, 서울문화재단, 서울관광마케팅, 서울산업진흥원, 서울신용보증재단, 서울디자인재단, 세종문화회관, 서울의료원, 서울복지재단 등 서울시가 설립한 지방공기업과 출자출연기관이 포함돼 있다.
또 한국산업인력공단 서울지역본부, 서울올림픽기념 국민체육진흥공단, 한국지역난방공사 등 ‘공공기관 설립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설립된 정부투자·출연기관(공공기관)도 수탁기관이다.
서울시의회 전자회의록을 검색해 본 결과, 서울시는 이들 공공기관·단체에 총 68개 사무를 위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버스공영차고지 관리운영 등 일부 위탁사무는 최초 위탁과 재위탁 등과 관련해 의회 동의조차도 받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서울시뿐 아니라 전국 지자체 대부분에서 빚어지고 있는 공통적인 현상이기도 하다.
민간위탁의 경우 대다수의 자치단체가 조례·규칙으로 정한 후 업무를 위탁하고 있고 지도감독, 성과평가, 감사 등 사후관리도 하고 있다.
반면 공공부문의 경우 조례가 없다 보니 민간위탁 조례를 준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는 관련 근거를 오인해서 빚어지는 현상이란 지적이다.
이로 인해 자동 계약 연장, 수의계약 등 법적 근거가 약한 계약이 빈번하게 체결되고 의회의 동의를 거치지 않는 등의 사후 관리 부재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지방자치법 제104조 제2항 및 제151조는 공공위탁 조례·규칙을 마련하도록 하고 있는데도 각 지자체가 같은 법 제104조 제3항에 따른 민간위탁 조례를 적용하고 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 자치법규정보시스템을 통해 확인한 결과, 공공위탁 조례가 제정된 곳은 전국 지자체 가운데 경기도가 유일했다.
하지만 경기도의 경우도 현재 민간위탁 조례와 공공위탁 조례를 통합 운영 중이고 공공위탁 조례 조문도 상징적인 것에 불과한 상태다.
의회 동의 및 수탁기관 선정, 성과평가 등 관련 절차를 준용할 수 있는 규정이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위탁 대상 사무에 따라 수탁 기관이 민간에서 공공, 공공에서 민간으로 달라질 수 있어 민간위탁과 공공위탁을 명확히 구분할 경우 실익이 없다고 판단했다”며 “민간위탁 조례를 준용하더라도 공공기관에 대한 사후관리는 민간과 동일하게 적용돼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재개발 사업의 경우를 예로 들며 “민간에서도 참여할 수 있어 SH 등 공공기관으로 수탁 기관을 한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행정자치부 관계자는 “공공위탁의 경우 원칙적으로는 지방자치법 104조 2항에 근거한 공공위탁 조례를 제정하고 그 조례에 근거해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 출자·출연 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등 타 관련법에 따라 설립된 공공기관과 체결한 위탁계약의 경우에 대해서는 “공공위탁 조례가 아닌 관련법에 따라 제정된 운영 조례에 근거해 계약을 체결했더라도 그 적절성 여부는 면밀히 검토해봐야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공공기관을 상대로 민간위탁 조례를 준용해 계약을 체결했다면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민간위탁의 근거=지방자치법 제104조 제3항은 ‘지방자치단체장은 조례·규칙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권한에 속하는 사무에 관하여 민간위탁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이를 근거로 자치단체장은 국민의 권리 제한이나 의무를 부과하는 행위가 아닌 검사·검정·조사·교육, 단순 시설물 관리 등을 민간에 위탁하고 있다.
◇ 공공위탁의 근거=지방자치법 제104조 제2항에는 ‘지방자치단체장은 조례나 규칙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권한에 속하는 사무의 일부를 관할 지방자치단체나 공공단체 또는 그 기관(사업소·출장소를 포함한다)에 위임하거나 위탁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또 같은 법 제 151조는 특정 자치단체가 다른 자치단체 등에 사무를 위탁할 수 있는 공공위탁의 근거 규정이다.
대법원은 공공기관 및 공공단체의 범위를 ‘국가기관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지방자치단체, 정부투자기관, 그 밖에 공동체 전체의 이익에 중요한 역할이나 기능을 수행하는 기관도 포함된다’고 해석했다.(대법원 2006.8.24, 선고, 2004두2783)
ad2000s@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편집자주 ...단원고 학생을 포함, 탑승인원 476명 중 295명이 사망하고 9명이 실종된 세월호 참사가 빚어진지 2년이 지났다. 민·관의 안전 불감증이 불러일으킨 인재 중의 인재인 세월호 사건은 우리 사회에 혹독한 시련과 교훈을 던져 주고 있지만 초법적인 관계 법령과 행정기관의 허술한 관리 등 총체적 부실과 허점은 정부 기관 곳곳에서 현재 진행형으로 광범위하게 빚어지고 있다.
뉴스1은 공공분야 위탁의 현황과 문제점, 개선방안 등을 지방정부(자치단체)의 조례를 중심으로 심층 보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