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구청장 기싸움에 국회도서관 유치 놓칠라" 쓴소리

전남광주 남구 정책토론회…옛 보훈병원 vs 송암공원
주민 우려…주장 엇갈리며 항의·고성에 퇴장 경고까지

6일 오전 전남광주 남구청 8층 대회의실에서 국회도서관 광주 분관 유치를 위한 주민의견수렴 정책토론회에 남구의원들이 참여해 발언하고 있다. ⓒ 뉴스1 박지현 기자

(광주=뉴스1) 박지현 기자 = 국회도서관 광주분원 후보지를 둘러싼 정치권의 갈등이 격화하면서 주민들 사이에서 유치 자체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6일 전남광주 남구청 8층 대회의실에서 주민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회도서관 광주분원 유치를 위한 주민토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주민 김범태 씨는 "많은 시민이 국회의원과 남구청장의 기싸움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씨는 "명분 싸움을 하다가 유치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며 "보훈병원 부지를 일부 매각해 남구 빚을 갚고 남은 땅에 도서관을 짓는 등 현실적인 타협안을 찾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주민 이정일 씨도 "남구민을 갈라치는 토론회가 된 것 같아 아쉽다"며 "어느 부지가 되든 한마음으로 유치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옛 보훈병원과 송암공원 부지를 지지하는 참석자들이 입지 적합성을 놓고 맞섰다.

대성여고 학부모 서은숙 씨는 학생들의 도보 접근성을 이유로 옛 보훈병원을 지지했다. 윤종로 조선대 교수도 교육문화특구인 남구의 입지 여건을 들어 힘을 보탰다.

반면 고우람 남구의원은 "국회도서관은 호남권을 아우르는 광역시설"이라며 지역 균형발전과 부지 확장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방청객의 항의로 고성이 오가자 사회자가 퇴장을 경고하기도 했다.

후보지 갈등은 정진욱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옛 보훈병원을 최적지로 내세우면서 불거졌다.

정 의원은 지난 3일 푸른길에서 열린 주민설명회에서 송암공원의 가파른 경사와 지하 수장고 조성의 어려움을 지적하며 부적합한 후보지라고 주장했다.

반면 남구는 토지매입비 부담을 이유로 송암공원을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다. 국회사무처가 제시한 토지보상비는 50억 원 수준이지만 옛 보훈병원 부지 가치는 1000억 원 상당으로 추산된다는 판단이다.

6일 오전 전남광주 남구청 8층 대회의실에서 국회도서관 광주 분관 유치를 위한 주민의견수렴 정책토론회에 130명의 주민이 참여하고 있다. ⓒ 뉴스1 박지현 기자

전문가들은 두 후보지의 장단점을 객관적으로 비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서용 대한건설기술단 부사장은 송암공원의 절토·옹벽 설치비와 옛 보훈병원의 추가 진출입로 확보 비용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장 부사장은 "토공비와 기초공사비, 토지매입비 등을 종합적으로 산정해 두 후보지의 장단점을 비교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우식 조선대 토목공학과 교수도 접근성과 교통량, 주변 교차로에 미치는 영향을 동일한 기준으로 분석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국회도서관 광주분원은 부산에 이은 두 번째 분관으로 추진되고 있지만 광주 유치 여부와 최종 입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북구도 옛 광주교도소와 중외공원 일대를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다.

전남광주시는 국회 측 연구용역이 진행되면 자치구별 수요조사를 거쳐 시 차원의 의견을 정할 계획이다.

war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