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에 근적외선 비춰 불면증 개선한다"
GIST 김태·김재관 교수팀, 근적외선의 수면 조절 효과 확인
- 조영석 기자
(광주=뉴스1) 조영석 기자 =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의생명공학과 김태·김재관 교수 연구팀이 머리에 근적외선을 비춰 수면을 돕는 '경두개 광생체조절'(tPBM) 기술이 불면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고 23일 밝혔다.
경두개 광생체조절(tPBM)은 두피 바깥에서 근적외선을 비춰 뇌 조직의 세포 활동에 영향을 주는 비침습적 광자극 기술이다.
불면은 많은 사람이 겪는 흔한 수면 문제로, 수면제나 인지행동치료 등이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약물은 장기간 사용할 경우 의존성과 부작용이 우려되며 인지행동치료는 꾸준한 치료 참여가 필요하고 전문 치료를 이용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이에 연구팀은 기존 치료법을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비약물적 수면 관리 방법을 찾기 위해 뇌가 본래 가지고 있는 수면 조절 과정을 활용하는 방법에 주목했다.
사람이 깨어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뇌에는 잠을 자려는 힘인 '수면압력'이 높아진다. 이 과정에 관여하는 대표적인 물질이 '아데노신'(adenosine)이다. 아데노신은 깨어 있는 동안 뇌에 점차 쌓이면서 졸음을 느끼고 잠이 들도록 하는 데 영향을 준다.
연구팀은 생쥐 머리에 근적외선을 비추는 방식으로 동물실험을 했다. 그 결과 깨어 있는 시간은 줄고 얕은 잠부터 깊은 잠까지 포함하는 비렘수면(NREM 수면) 시간은 늘어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생쥐의 뇌에서는 아데노신 농도가 높아졌고 깊은 수면과 관련된 델타파도 증가했다. 이러한 변화는 근적외선 자극이 끝난 뒤에도 최대 3시간까지 이어졌다.
연구팀은 불면 증상이 있는 성인 40명을 대상으로 예비 임상시험도 진행했다. 근적외선을 비추는 '자극군'과 근적외선을 비추지 않는 '대조군'으로 나눈 결과, 자극군에서 불면 증상과 수면의 질이 뚜렷하게 개선된 점을 확인했다.
자극군은 잠들기 어려움이나 수면 유지 등 불면 증상의 정도를 평가하는 '불면증 심각도 지수'(ISI) 점수가 26%가 감소했고, 전반적인 수면의 질을 평가하는 '피츠버그 수면의 질 지수'(PSQI) 점수도 29.6% 감소했다. 두 지표 모두 점수가 낮을수록 불면 증상과 수면 상태가 개선됐음을 의미한다.
특히 근적외선 자극군에서는 전반적인 수면 상태가 개선됐다. 잠드는 데 걸리는 시간과 수면 중 불편함 등을 평가한 항목에서도 개선되는 양상이 나타났다.
다만 이러한 개선은 참가자의 주관적인 평가에서 확인된 것으로, 손목에 착용한 기기로 측정한 객관적인 수면 지표에서는 두 집단 간 뚜렷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반면 기기를 정해진 시간과 방법에 따라 착용한 참가자만을 분석한 결과에서는 기기 착용부터 잠들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약 30% 감소했다.
김태·김재관 교수가 지도하고, 정지은 박사가 수행한 이번 연구 결과는 정신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Molecular Psychiatry'에 지난 9월 15일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또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의 '한국을 빛내는 사람들'에 소개됐다.
kanjoy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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