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지났는데"…광주 학동참사 버스, 아직도 '조립식 창고' 보관
보존 장소·방법 놓고 논의 지지부진
유가족 "시에서 의지 갖고 논의 이어가야"
- 이승현 기자
(광주=뉴스1) 이승현 기자 =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광주 학동참사' 당시 사고 버스가 5년이 지나도록 보존 방법과 장소 등을 결정하지 못한 채 여전히 조립식 창고에 임시 보관되고 있다.
13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등에 따르면 지난 2021년 9명이 숨진 사고 버스 '운림54번'은 참사 발생 이듬해부터 전남광주 북구 각화정수장 내 조립식 창고에 보관돼 있다.
해당 부지는 지난 6월부터 배수지 전환 공사에 들어가 2030년까지 기존 정수장 기능을 배수지로 바꾸고 상부 공간은 근린공원과 생활 체육·휴식 공간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기존 건물 등의 철거 작업이 이뤄지면서 공사구역에 있던 조립식 창고는 유지·관리 차원에서 지난달 말 중장비를 동원해 각화정수장 입구 쪽으로 옮겨졌다.
사고 참상이 고스란히 남은 버스는 이미 영구 보존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지만 장기적인 보존 방법과 장소 등은 구체적인 방안은 아직도 결정되지 않았다.
지난 6월 '5주기 추모식' 당시 옛 광주시와 유가족 간 버스 보존 방향에 대한 구체적 논의를 시작했고 유가족들은 공사 부지에 버스를 보관할 수 있는 메모리얼관 조성을 건의했다.
사고 버스를 통해 사회 안전의 중요성을 되새기고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이후 추가 면담이나 보존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진전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전남광주특별시는 배수지 전환 공사 마무리 시점까지 시간이 있는 만큼 해당 장소에 버스를 장기 보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특별시 관계자는 "공사 구역이 아닌 곳으로 옮겨져 현재까지는 이곳에 보관하는 방안으로 봐야 한다"며 "완공 전까지 방안을 마련해야 하지만 버스 크기 등을 고려했을 때 보존 장소 등을 쉽게 결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가족과의 직접 만나지는 않았지만 내부적으로 고민하고 있다"며 "메모리얼 파크 등은 추가 논의를 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가족은 참사 발생 5년이 지나도록 지지부진한 버스 보존 방안 등에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황옥철 학동참사유가족협의회 대표는 "5년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았다"며 "통합 등으로 인해 각종 현안이 많더라도 시에서 의지를 가지고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0일엔 전남광주 동구가 학동참사 희생자를 추모하고 피해자를 지원할 수 있는 제도적 근거가 마련했다. 이 역시도 참사 5년 만이다.
관련 조례안에는 희생자 추모사업과 추모공간 운영을 비롯해 피해자와 유가족의 심리치료비 지원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학동참사는 2021년 6월 9일 전남광주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 현장에서 철거 중이던 5층 건물이 무너지면서 발생했다. 붕괴한 건물이 도로를 지나던 시내버스를 덮치면서 승객 등 9명이 숨지고 8명이 크게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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