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본부장 기소'에 故 이채원 양 유가족 "경찰 방관이 딸 살해"

유가족 "초동 실패·수사 은폐…이제 시작, 남은 의혹 밝혀야"

31일 오전 전남광주 동구 광주지방법원 정문 앞에서 흉기 피습으로 숨진 고 이채원 양의 부모가 피고인 장윤기에 대한 법정 최고형 선고를 촉구하며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26.8.31 ⓒ 뉴스1 조수민 기자

(광주=뉴스1) 조수민 기자 = 경찰 초동 대처 미흡과 조직적 수사 은폐 정황이 드러난 '전 국가수사본부장 등 직권남용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 결과 발표와 관련해 피해자 고(故) 이채원 학생의 유가족이 진상규명과 관계자 엄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2일 광주전남추모연대가 공개한 입장문에서 고 이채원 양의 유가족은 무능한 경찰의 방관과 직무유기, 그리고 초동 스토킹 대응 실패가 살릴 수 있었던 딸의 목숨을 앗아가는 예고된 비극을 불러왔다고 밝혔다.

유가족 측은 피의자 장윤기가 살인 범행 이틀 전 또 다른 피해자를 강간·감금하고 흉기를 소지한 채 배회했음에도, 출동 경찰이 피해자의 상흔과 진술을 확인하고도 사건을 정식 접수하지 않은 채 현장 종결처리했다고 지적했다. 실효성 없는 스토킹 중단 경고 메시지만 전송해 피의자를 자극하고 보복 위험을 키웠다는 주장이다.

이어 참극 이후 경찰 최고 지휘부의 문제점도 언급했다. 일선 광산경찰서 수사팀이 살인 범행 동기 규명을 위해 스토킹·강간 사건과의 병합 수사를 건의했으나, 전 국수본부장 등 수사 지휘부가 자신들의 부실 대응을 은폐하기 위해 이를 묵살하고 불법 지시를 내렸다는 설명이다.

유가족은 국가와 경찰을 향해 초동 대응을 방치한 출동 경찰관 및 관할서 책임자 엄벌, 광산경찰서장 등의 공무상비밀누설 및 증거인멸 등 추가 비위 수사 결과의 즉각적인 공개를 강력히 요구했다.

유가족 측은 "검찰의 전·현직 고위 간부 기소는 진상규명의 시작일 뿐"이라며 "경찰은 유가족과 국민 앞에 진심으로 사죄하고, 남은 모든 의혹의 진실을 하루빨리 밝히라"고 촉구했다.

한편 광주지방검찰청은 이날 박성주 전 국가수사본부장 등 경찰 간부 4명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sumin@news1.kr